카라멜 남자, 화이트 초콜릿 여자 009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끼리 논다.
가재는 게 편. 팔은 안으로 굽는다.
근묵자흑類類相從.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환경은 천성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천성을 바꾸는 게 습관이고, 습관을 형성하는 게 환경이다. 따라서 천성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환경을 바꾸긴 어렵다. 그럼 내가 만나는 사람을 바꾸어 보는 건 어떤가? 그렇게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닮고 싶은 사람의 수필이나 전기 읽기다.
<어느 노 과학자의 마지막 강의(프리먼 다이슨 지음, 드와이트 노이엔슈반더 엮음, 2017)>와 <Disturbing The Universe(Freeman Dyson, 1979)>을 통해 프리먼 다이슨(1923~2020)과 대화하고 한스 베테(1906~2005), 엔리코 페르미(1901~1954), 그리고 리처드 파인만(1918~1988)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연구인생 선배님들의 너드 같으면서도 천재적인 면모는 언제나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RE:LEARN(폴 김, 2021)>과 <오늘 당신은 어떤 용기를 내었는가(폴 김, 2025)>을 통해 접하는 폴 김(1970~)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는 유학을 준비하는 나의 피를 들끓게 만든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아무것도 없이 미국 유학을 결심하여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부학장의 자리까지 오르고도 끊임없이 새로운 선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마치 나의 자서전을 미리 읽는 것과 같았다.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 2011)> 속 스티브 잡스(1955~2011)는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세상을 바꿀 궁리를 하는 데 미쳐 있고, 최대한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에 해박하며, 누구보다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갖춘 인물이다. 사회 부적응자처럼 행동하는 미친놈이지만, '세상을 바꾼 사람'이라는 칭호에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의 여정을 함께한, 소심하지만 천재적인 엔지니어 스티브 워즈니악(1950~)에 더 몰입하게 되는 이유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원칙(레이 달리오, 2018)> 속 브리지워터의 성장 스토리는 인생이 결코 달콤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인생은 성공과 그 과정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강호동(1970~)의 말처럼, 실패는 그 자체로 즐겨야 할 자산이다. 레이 달리오(1949~)는 그의 사업체 브리지워터의 흥망과 가족 이야기를 '원칙'으로 종합하여 몰입감 있게 풀어낸다. 하버드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증권거래소 사무원으로 일하던 그의 20대는 공대생인 나의 환경과 판이하다. 그는 내 인생 동반자로서 책을 통해 내게 수많은 교훈들을 주고 있다. 친히 한국어로 옮긴 고영태 분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인생에는 사이클들이 존재하며, 각 사이클에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서로 다른 인물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새로운 사이클에 진입하기 직전, 과도기에 놓여 있다. 그 새로운 사이클의 중반을 지나는 나는 분명 위 인물들과 많이 닮아 있을 것이다. 5년 뒤 자신과의 해후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카라멜 남자, 화이트 초콜릿 여자 009 - 마침
이야기는 사실을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원저작물의 저작권은 브런치 스토리 작가 권민재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