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필, 에이브릴 라빈, 250
<Pilmography>는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 같은 앨범이다. 매끄럽게 정돈된 사운드 아래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10곡이 정교한 짜임새를 이룬다. 특유의 서정적인 음색과 섬세한 표현력은 듣는 이를 노래에 흠뻑 빠트린다. 원필은 모든 수록곡의 가사를 쓰고, 10곡 중 8곡의 작곡에 참여하는 한편, 전체적 구성미까지 챙겼다. 그야말로 탁월한 싱어송라이터다. 가슴 먹먹한 ‘안녕, 잘 가’부터 귀엽고도 짠한 ‘행운을 빌어줘’까지. 한 곡도 원필 아닌 곡이 없는 수작이다.
에이브릴 라빈이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3년 만에 나온 정규 7집 <Love Sux>에서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음악을 자신만만하게 펼쳤다. 첫 곡 ‘Cannonball’부터 우리 기억 속 ‘팝 펑크 프린세스’의 귀환이다. 강렬하고 통쾌한 펑크 사운드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매끈한 팝 멜로디가 귀에 착착 붙는다. <The Best Damn Thing>(2007) 이후 에이브릴 라빈의 최고작이다. 수록곡 ‘Avalanche’는 듣는 순간 2004년 언제쯤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뽕’이란 무엇인가. 뽕짝, 뽕 필(feel)... 여기저기서 오랫동안 익숙하게 쓰는 말이지만, 그 개념을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다. 그래도 한국인이라면 본능적으로 안다. 어쩌면 뽕이란 우리네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공통의 정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수년에 걸친 작업, 혹은 연구 끝에 탄생한 250의 앨범 <뽕>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뽕의 이모저모가 담겼다. 흥겨운 뽕, 구성진 뽕, 구슬픈 뽕, 세련된 뽕... 긴 말이 필요 없다. 일단 들어보라.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뽕이 느껴지리니.
본 글은 당초 빌보드 코리아에 실릴 예정이었으나, 빌보드 코리아의 내부 사정으로 글 발행이 지연되고 있다. 이미 충분히 늦었지만, 더 이상 미뤄지면 추천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자체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