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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악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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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재 Jul 01. 2019

음원 차트를 듣다가

눈물이 난다

요즘 실시간 차트를 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가 집단적 이별을 겪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헤어짐과 관련한 노래들의 인기가 설명이 안 된다. '술이 문제야'(장혜진, 윤민수), '솔직하게 말해서 나'(김나영),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임재현), '니 소식'(송하예), '너에게 못했던 내 마지막 말은'(다비치), '포장마차'(황인욱). 상위 10곡 중 6곡이 이별 발라드다. 김나영, 임재현, 송하예, 황인욱 등 곡의 주인이 대부분 익히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음악 시장 인기의 척도인 실시간 차트에 이 정도로 신예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적이 있던가. 게다가 다비치의 곡을 제외하면 음악의 결까지 유사하다. 모두 모아 한 장의 앨범으로 모아도 손색이 없다. 사재기든 노하우든 뭐든 특이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중 특별히 기억할 만큼 좋은 곡은 없다. 피아노로 중심을 잡고 현악으로 양념한 골격에 듣는 사람이 버거울 정도로 극한까지 몰아붙인 고음 코러스, 한 줄씩 서로 바꿔치기해도 눈치채기 어려울 평범한 이별 가사가 고루하다. 근사한 멜로디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최루성 발라드다. 아무리 목에 핏대를 세우며 고성을 질러대도 감정이 와 닿지 않는다. 어떠한 음악적 고민도 없이 히트만 노린 안일한 작법에 장혜진, 윤민수, 먼데이 키즈 같은 베테랑까지 합류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눈물이 난다. 다른 이유로. 


2019.06.30


위의 다른 곡들과 비교하면 다비치의 곡은 월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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