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신이 있다면 왜 사는 게 이리 슬픈가요."
지난달에 김윤아의 소극장 공연을 다녀왔다. 공연의 제목은 '노래가 슬퍼도 인생은 아름답기를'. 공연 제목을 보자마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노래가 슬퍼도 인생은 아름답기를 바라며 살고 있기 때문에.
공연에서 김윤아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그 반대죠. 노래는 아름답고 인생은 슬퍼요." 여기서 또 공감했다. 실제로 그렇다. 노래는 아름답고 인생은 슬프다. 어른이 될수록 절실히 느낀다. 살면서 기쁜 날보다 슬프고 분한 날이 많다. 만남의 즐거움보다 이별의 슬픔이 강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이별을 준비하고 헤어짐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위암 판정을 받으셨다. 할아버지께선 수술이나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셨다. 아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식사에 문제가 없고, 고령의 연세에 수술을 하는 것이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신 뜻대로 진단만 받은 채 댁으로 돌아오셨고,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재개됐다. 앞으로도 얼마간은 평소대로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미사를 보실 테다. 그래도 우리 모두는 그 무서운 병명을 들어버렸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마지막을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
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김윤아의 말이 생각났고, 곧장 이 노래의 이 구절이 떠올랐다. "세상에 신이 있다면 왜 사는 게 이리 슬픈가요. 죽음도 삶도 슬퍼서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2019.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