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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재 Jul 07. 2019

2년 만에 한국을 찾는 5SOS

5 Seconds of Summer 내한 기념 [멜론매거진] 기고


5 세컨즈 오브 서머(5 Seconds of Summer)는 보이 밴드가 아니다. 반반한 외모만 보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이들은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하며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설정하는 완연한 록 밴드다. 푸르른 네 청년은 2014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1집 [5 Seconds of Summer]부터 가장 최근 앨범인 3집 [Youngblood](2018)까지 고민과 성장을 거듭해 왔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신곡 ‘Easier’에서도 나타난다.



호주 출신 밴드 5 세컨즈 오브 서머는 유튜브가 낳은 스타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던 루크 헤밍스(Luke Hemmings), 마이클 클리포드(Michael Clifford), 캘럼 후드(Calum Hood)가 결성한 팀은 2011년부터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애쉬튼 어윈(Ashton Irwin)까지 합류하며 4인조가 됐고, 데뷔 EP [Unplugged](2012)를 발매하며 밴드로서 경력을 시작했다.


떡잎을 알아본 건 당대 최고의 보이 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었다. 원 디렉션의 멤버 루이 톰린슨(Louis Tomlinson)과 나일 호란(Niall Horan)은 이들의 곡을 소셜 미디어에 소개했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원 디렉션 월드 투어의 오프닝 무대에 밴드를 세웠다. 덕분에 팀은 영미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수십만 관객 앞에서 자신들을 알렸다. 5 세컨즈 오브 서머의 이름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팀의 성공 신화는 2014년 첫 앨범부터 쓰였다. 이들의 음악은 당시 메인스트림 음악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밝고 경쾌한 팝 펑크란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블링크-182(Blink-182), 그린 데이(Green Day) 등을 연상케 하는 펑크 사운드와 매력적인 팝 멜로디가 듣는 이를 매혹했다. 데뷔 앨범 [5 Seconds of Summer]는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고 ‘She Looks So Perfect’, ‘Amnesia’, ‘Don’t Stop’ 등이 인기를 끌었다. EDM과 힙합의 시대에 슈퍼 신인 밴드가 탄생한 것이다.


'She Looks So Perfect'(2014)


이후로도 지금까지 이들에게 침체기란 없다. 소포모어 앨범 [Sounds Good Feels Good](2015)와 3집 [Youngblood](2018)는 모두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 역사상 데뷔 앨범부터 세 장의 앨범을 연속으로 차트 1위에 올린 밴드는 이들이 처음이다. 세 번째 앨범에선 주로 팝 펑크에 머물던 음악적 외연을 EDM, 신스 팝으로 넓히며 성공적인 커리어의 전환을 이뤘다. 밴드의 가장 큰 히트곡인 ‘Youngblood’(2018)는 이때 거둔 결실이다.


불과 1년 만에 나온 신곡 ‘Easier’는 ‘Youngblood’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Youngblood’를 만든 작곡가 알리 탐포시(Ali Tamposi), 앤드류 와트(Andrew Watt), 루이스 벨(Louis Bell)과 팝 대세 찰리 푸스(Charlie Puth), 싱어송라이터 라이언 테더(Ryan Tedder)가 함께 만든 노래는 한층 어둡고 차가운 전자 음향을 들려준다. 밴드는 ‘Easier’가 실릴 신보를 작업하며 디페시 모드(Depeche Mode),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혀 음악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지난 앨범 리뷰


[Youngblood] 2018.06.15.


3집 [Youngblood]는 5 세컨즈 오브 서머에게 각별하다. 이전까지 팝 펑크, 파워 팝에 치중하던 팀에게 새로운 갈래로 뻗어 나가는 전기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밴드는 세 번째 앨범 [Youngblood]를 작업하며 “마치 밴드를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흡사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가 떠오르는 첫 싱글 ‘Want You Back’부터 이전과 달랐다. 결정적인 곡은 타이틀곡 ‘Youngblood’였다. 리드미컬한 비트와 잘 재단된 신스 사운드, 귀에 감기는 후렴이 이들의 첫 번째 빌보드 톱10 히트로 이어졌다. 밴드는 전반적인 톤의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특유의 대중성을 잃지 않은 이 앨범으로 관성에서 벗어났다.


[Sounds Good Feels Good] 2015.10.23


5 세컨즈 오브 서머는 1집의 흥행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투어를 돌면서도 불과 1년여 만에 내놓은 2집 [Sounds Good Feels Good]이 그 증거였다. 데뷔 앨범의 흥행 공식이었던 팝 펑크 사운드와 흡사 버블검 팝처럼 잘 들리는 선율이 팀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She’s Kinda Hot’의 인기몰이는 1집의 ‘She Looks So Perfect’, ‘Amnesia’ 못지않았다. 3집을 내기 전까지는 이 시기까지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가 이들을 대표했다.


◆ Official MV


'Easier'(2019)


노래만큼이나 영상에서의 변화 또한 확실하다. 이들은 과거의 풋풋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 대신 어둡고 축축한 동굴에 긴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하고자 했다. 영화적이고 신비로운 볼거리가 신보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Youngblood'(2018)


5 세컨즈 오브 서머의 뮤직비디오 가운데 가장 영화적인 구성을 취한 작품이다. 생의 끝자락에 선 일본인 노부부가 의문의 약 한 알을 먹고 젊은 시절로 돌아가 마지막 24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으로, 이국적인 배경과 소품, 사이버펑크가 떠오르는 미장센으로 화제를 모았다.



5 세컨즈 오브 서머가 한국에 온다. 지난 2017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이후 2년 만의 내한이다. 지난해 3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한국 팬들과 온라인 팬미팅을 진행하며 잠시나마 국내 팬들의 갈증을 달래줬던 이들은 오는 7월, 멜론의 글로벌 스테이지를 통해 한국 팬들과 특별한 팬미팅을 가진다. 이날 행사는 2년 사이에 이들이 음악적으로, 또 음악 외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 될 전망이다.


- 멜론매거진 '멜론 스테이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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