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원인
작년 초에 결혼을 했고 1년 동안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을 했었다.
싫고 밉고 답답했던 복합적인 감정과 상황이 서로를 지치게 했고 자꾸만 '이 생활을 더 할 자신이 없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인은 늘 사소했지만 그 과정은 복잡해서 싸움엔 해결책이 없었고 그래서 더욱 잦았다.
그런데 새롭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작은집.
우리가 사는 집은 '스튜디오'라고 불리는 원룸형 아파트인데 한국의 원룸 아파트보다 더 작고 방도 없는
공간이다. 집을 살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고 그래서 선택하게 된 작은 공간이었지만 각자가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없었던 우리는, 그래서 더더욱 서로 예민했고 부딪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언젠가 '집이 작을수록 부부싸움이 잦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로 각기 다른 삶과 인생이 한 공간 속에서 쉽게 융화될 수는 없다.
싸움의 큰 원인은 '집이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더욱 우리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우린 그전보단 서로를 좀 더 조심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그 작은 공간 속에 살고 있다.
미래에 아이를 낳고 기르기 위해선 당연히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이제 해외 이민을 시작한 젊은 부부 이기에 아직까진 인내해야 하고 견뎌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다.
이제와 드는 생각이지만, 결혼은 무슨 '관문 깨기' 같다. 1단계 관문 2단계 관문처럼 무언가를 어렵게 해냈다 싶으면 꼭 다른 어려움이 숙제처럼 돌아온다.
나는 늘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싶은데 감정이 먼저 앞서는지라 아직은 너무 서툴고 어렵다.
사랑이라는 단순한 명제에서 가족이라는 복잡한 수학의 세계에 입문했구나.
둘에서 셋이 되면 얼마나 더 어려워 질까 혹은 더 행복 해 질 수 있을까?
일단 지금은
이 '작은집'이라는 부터..... 관문부터 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