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래요, 상사의 시간을 뺏어 활용해보세요.
보통의 사람들은 직장에서 본인의 시간 중 동료나 후배들과 90할을 보내고 상사와는 10할을 보내게 됩니다.
기껏 보내는 10할의 시간도 상사가 따로 찾거나, 보고를 하거나 미팅이 있을때 입니다.
이렇게 상사를 멀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번째, 상사는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과 공유(share)하는 '공유재'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에 나의 언행이 측정(measure)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자꾸 멀리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의 경우, 공유재이니 내가 필요하다고 모두 점유해버리면 왠지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거나 상사의 소중한 시간- 더 우선순위가 있는 중요한 일에 쓰일-을 빼앗게되는 것 같고 그러면 결국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고까지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진짜 그럴까요?
만약 내가 하는 일이 상사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상사의 우선순위가 되게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내가 어떻게 만들려고 하는지 상사와 공유해서 상사가 본인의 상사에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상사의 피드백을 받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싱크(sync)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면 상사는 '아 이 친구가 일에 진심이구나',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우리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구나', '이 친구를 잘 키워서 나도 성과를 같이 만들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일 자체가 아무리 봐도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상사에게 중요한 일에 나를 포함시켜 달라고 어필이라도 해야합니다.
내가 과거에 어떤 프로젝트를 했었고,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걸 잘하니- 나의 역량과 경험에 맞는 구체적으로 어떤 중요한 일(혹은 프로젝트)을 맡겨달라고 해야합니다.
중요한 일을 내가 아닌 동료가 맡고 있다면, 그 일에 발이라도 담글 수 있도록 어필해야합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요, 간단히라도 자료를 만들어서 어필하는 것이 더 성의있어보이고 진심으로 보여 좋습니다.
중요한 일에서 밀리고 있다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닙니다.
회사에서 잉여인력이 되지 않으려면, 그래서 회사의 위기상황에서 '없애도 될' 사람으로 간주되지 않으려면 중요한 일에 발을 계속 담그고, 실제로 기여도 하고, 어필도 잘 해야합니다.
두번째의 경우, 거의 모든 사람들은 상사와 같이 있는 시간, 주고받는 대화를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래서 차 한잔 마시자, 밥먹자는 얘기라도 듣게 되면 자꾸 피하고 싶은게 당연합니다.
'내가 이런말을 했을때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나에게 더 많은 일을 주면 어떡하지?', '내가 놀고 있다는걸 들키면 어떡하지?' 등 미리 걱정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상사의 입장에서는 부하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지내는지, 어떤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지, 고민이 무엇인지 알고자하는 니즈가 크게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바쁘거나 우선순위에 밀려서 자주 부하직원들을 체크업(check up)할 시간이 없을 뿐입니다.
이때, 부하직원이 먼저 다가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면 상사는 본인의 시간을 세이브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또 다른 관점을 갖게 해주는 좋은 기회다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완성형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상관 없습니다. 가볍게 얘기를 시작하다가 브레인스토밍이 되어 좋은 아이디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조직원과 가볍게 캐치업하다가 문득 멀리 머리속 서랍에 있던 아이디어를 꺼내어서 실행하게 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특별한 아젠다 없이도 상사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 역시 상사가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큽니다.
그러니 상사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만나서 뭐라도 먼저 화두를 꺼내세요. 평소 본인의 고민이어도 좋고, 일에 대한 궁금증이어도 좋습니다. 무슨 질문이든 먼저 해보세요. 의외로 상사와 좋은 대화의 시간을 보낼수 있고, 더 친밀한 관계를(bondage) 만들어놓으면 직장생활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죠. 결국 사람이 하는일이니까요.
꼭 무슨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오래 볼 사람도 아닌데 뭐'라고 생각하기보다 '직장생활의 좋은 선배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다가가보세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이타심이 있어서 고민을 얘기하면 할 수록, 도와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발동합니다.
상사가 먼저 찾을때까지 기다리지말고, 지금 당장 긴 시간은 서로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30분이라도 내어달라고 요청해보세요.
상사가 어마무시하게 바빠 보이더라도, 조직원이 30분만 시간 내어달라는데 안된다고 피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100명이 한꺼번에 들이대지 않는 이상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