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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고 Apr 16. 2024

나보다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매니지 하는 방법

누구나 강점은 있으니까요.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본인이 매니저가 되게 되면, 다양한 사람들을 관리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산업 자체가 빠르게 '진화'하는 때에는 내가 사원, 대리, 혹은 과장때까지 알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계속해서 이 산업의 전문가네 하는 포지셔닝은 더이상 안 먹힙니다.


지속해서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사실상 어떤 분야에서는 나보다 머리가 말랑말랑한 어린 사람들이 더 빠르게 배워 나보다 더 전문성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특히 40대가 되면 30대 만큼 '습득의 속도'가 붙지 않는 슬픈 자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본인이 매니저로서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님들을 '모시고' 관리해야하는 상황에 종종 놓이게 되는데요,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을 어떻게 매니지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더 이상 나만의 전문지식이나 경험치를 가지고 부하직원들을 가르치고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되죠? 


생각보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최근 많은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매니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어떤 value를 줄 수 있는 걸까? 부하직원들이 나를 무시하면 어떡하지?입니다.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보통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라고 합니다. 반면, 두루두루 여러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라고 하죠. 우리는 이런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군을 흔히 대문자 'T'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깊게 아느냐, 넓게 아느냐의 차이인거죠.


제일 좋은 것은 이 두가지를 고루 가지고 있는 완성형 T자형 인재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는것도 수년이 걸리는데, 여러방면에 전문성을 골고루 가지고 있다면 수십년동안 일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겠죠.


다시 '전문가를 매니지하기'라는 주제로 돌아오면, 대부분 전문가를 매니지하게 되는 매니저는 제네럴리스트일 확률이 높습니다. A라는 분야의 전문가에게 전혀다른 B라는 일을 맡기는 일은 많지 않으니까요.

제네럴리스트일 경우 보통은 다양한 경험을 통한 프레임워크(framework)와 '구조화' 강점이 있게 됩니다.


즉,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상황과 이슈를 최대한 잘게 쪼개서 이합집산 시키고 이를 통해서 문제를 들여다 본 후,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것이 병목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엇부터 해결이 필요한지 뽑아낼 수 있습니다.


반면 전문가의 경우 이런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사고를 하는데 익숙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지식의 양은 절대적으로 많은데, 이 많은 지식들을 어느 바구니에 어떻게 분류해서 정리해야 할지 어려워하고, 동시에 깊게 몰입이 되어있고 일에 애정을 느끼는 사람들이라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보기도 쉽지 않고요.


그럼 매니저는 어떤 롤을 수행해야하나요? 이제 분명해졌죠?


부하직원의 지식과 스킬셋(skillset)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들에게 더 많이 '배우려'는 자세를 취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해주되(encourage), 큰 그림 속에서 비즈니스의 문제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파악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주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 그들의 의견을 모두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하직원들이 입을 열지 않게 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를 수행함에 있어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잘나가는 사업도 그만큼 더 높은 목표를 부여받기 때문에 이 수직 상승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하면 그것도 '이슈'입니다. 


또 매니저도 점점 높은 포지션으로 올라갈 수록 비즈니스의 디테일 끝단까지 꿰고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질문을 던져 구조화해서 이슈사항을 확인하고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매니저가 해줄 수 있는 일입니다. 


내가 잘하는 것에서 강점을 보이면 부하직원들은 

'나랑 다른 사람이구나', 

'나와는 다른 강점이 있네', 

'괜히 매니저가 된게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상사를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더 따라오게 됩니다. 


만약 본인이 스페셜리스트이고, 인접 영역의 비즈니스까지 담당하게 된 경우에는 기존에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경험과 상황에 현재의 상황을 대입해 조직원들에게 인사이트를 주거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약간 다르긴 하지만, 만약 상사-부하직원의 관계가 아니고 사업부와 스탭부서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비즈니스를 실행하는 사업부는 전문성을 갖춘 집단인데, 리더십과 붙어있는 스탭부서들은 그들의 전문성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면 스탭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사업부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구조화를 통해 그들의 얘기를 다른 용어로 재정의 해주는데서 신뢰를 쌓을 수가 있습니다.


"아 그럼, 지금까지 얘기하신 걸 들어보니 현재 우리 비즈니스의 문제는 세가지로 나눠 정리될 수 있겠네요. 이슈가 1...., 2......, 3.....인데, 그 중에 2번 이슈에 대한 해결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얘기신게 맞으실까요?"


"비즈니스 임팩트와 시급성(urgency) 두개의 축으로 본다면 그래도 여전히 2번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어떤가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 구조화만 해주거나, 한단계 더 들어가기 위한 질문만 해주어도 밸류가 있다, 명확해졌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이 사람과 더 얘기하면 내 생각이 정리가 되겠다'라는 믿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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