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잘입는 사람’이라는 족쇄

남의시선에 살지 마세요

by 하니고

나는 20-30대 때 ‘옷을 잘입는다’, ‘스타일이 좋다’라는 얘기를 꽤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먼가 으쓱해지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서 더더욱 쇼핑을 했었다.


연봉이 높지 않았던 대리, 과장때도 100만원짜리 수트를 할부로 별 고민 없이 샀었다.


왜? 나는 옷을 잘 입는 사람이니까.


할부가 쌓이고 싸여 월급이 들어오기 무섭게 통장을 스쳐서 빠져나갔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어떤 달에는 여유가 좀 있었던 부모님께 지원을 받아 카드값을 갚기도 했다.


그렇게 십수년을 지내고 나서 나의 통장에 남은 잔고는 ‘0’, 명품 백과 옷들은 유행이 지나서 다 버리게되어서 결국 남는게 하나도 없었다.

‘명품백은 비싸니까 오래들어야지’, ‘명품은 원래 대물림하는거 아니야?’, ‘이건 투자야’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소비생활을 했는데 명품도 유행이 있다는걸 그때 깨달았던 거같다.


그러고 나니 내가 도대체 지금까지 뭘한거지? 현타가 쎄게 왔다.


중간중간 후회했던 순간들도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런데 그럴때마다 ‘어떻게 쌓은 내 이미지인데 이제와서 무너뜨릴 수는 없잖아’, ‘내 패션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면 안되지’라는 바보같은 생각들로 쇼핑을 끊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내 스타일을 좋아해주고, 관심을 보이던 사람들이 저에게 돈 한푼 보태주었나?

그 사람들과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모두 계속 친구로 지냈을까?


당시에는 내 주변에서 나를 칭송해주던 사람들과 life-long friend로 지낼 것만 같았는데, 그 인연이 아주 오래가지는 못했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내가 걸치고 있는 가방이 중요한가 아니면 소액이라도 투자할 수 있는 시드머니(seed money, 종잣돈)을 만들어 놓는게 현명한 것일까?


내가 이거 안입고 안써서 몇천만원 모은다고 뭐 부자가 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몇 천만원 시드머니 모으면, 부자가 될 길이 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000년대 초중반 나와 같이 일하던 입사 동기 한명은 그 작고 소중한 연봉으로도 쇼핑대신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대출을 일으켜 30대 중반 나이에경기도 구리시에 작은 아파트를 샀었다. 예전 얘기니까 가능했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길이 없는건 아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지속적으로 쇼핑을 하더라도 SNS를 통해 나에게 열광할 수만명의 팬들을 만들고, 그걸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한다면 다른 얘기긴 하다.

그정도 할 수 있다면 괜찮다- 결국 쇼핑이 ‘투자’와 ‘재투자’가 되는 셈이니까.


하지만 그럴게 아니라면 쇼핑 그만하고 저축하기로 해자.

쇼핑은 퇴사일과 회사 탈출일만 늦출 뿐.

남의 시선으로 살지말고 ‘내인생’을 살아보면 어떨까-


쇼핑할 시간에 몸을 만들어 어떤 옷을 입어도 스타일이 살도록 해보세요.

돈도 쌓이고 자신감도 쌓이게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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