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회사에 꼭 있어야하는 존재인지 잘 모르겠어요.

by 하니고

마케팅 부서에서 다양한 function의 조직을 리드하게 되면서 support부서 중 하나인 디자인부서의 팀원들과 1:1을 하게되었다. 그중 디자이너인 A는 이렇게 말한다.


"최근에 위에서부터의 지시로 디자인 작업량이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소재는 고갈되고 점점더 일이 힘들어지는것 같아요." "열심히는 하고 프로젝트 단위로 성과도 내서 칭찬은 받았는데 제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일 먼저 나는 그에게 KPI를 물었다. 그는 그가 속한 부서의 KPI가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졌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조직의 KPI를 먼저 명확하게 세팅하고, 그 KPI가 더 큰 전체 조직의 목표와 얼라인되면,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것인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고민이 사라질 것 같다고 얘기했다.



결국 우리가 조직에서 일하는 목적은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것이다.


회사가 나아가는 큰 방향성, 그 하부 조직단위의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 팀 레벨의 목표, 나 개인의 목표가 명확하게 얼라인이되어 있다면 -그 목표를 달성 했을때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보상과 인정을 받게된다.


그러나 support부서에서는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고, 그 목표가 수시로 바뀌거나 단기 목표만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경우 종종 조직원들은 사기가 저하되고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일을 많이하긴 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하는 말은 정말 무서운 말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명확한 기획과 목표설정이 안되어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잘못하면 리소스가 낭비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다행히 이 경우는 충분히 전체 조직 성과에 기여를 하고 있었으므로 사실이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었다.


다만 이후 그는 그의 더 근본적이고 솔직한 고민을 터놓기 시작헀다.




"요즘은 AI툴도 많아져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영상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대잖아요. 제가 정말 회사에 필요한 존재일까요?"


"외주직원과 제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AI의 발전으로 많은 supportive 부서의 일들이 자동화되거나 역할이 모호해 지고 있다. CS가 그렇고, 세일즈가 그렇고, 회계가 그렇고, 디자인이 그렇다.


텍스트와 보이스 기반의 왠만한 CS 업무는 AI 툴들이 매뉴얼에 따라 이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세일즈 초기 아웃리치도 많은 경우 범용 피치덱 혹은 콘텐츠를 이용해 AI 툴이 진행가능하며, 일부는 negotiation까지도 가능하다.


불과 얼마전까지도 진입장벽이 높았던 수익/비용 정리/계산하는 회계 업무나 데이터 분석 업무도 시중에 너무 많은 AI 기반 Saas툴들이 있어서 아직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꽤 많은 업무 영역을 툴이 커버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 팀원에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기획자가 되어야 합니다. 디자이너든, 퍼포먼스 마케터든, 세일즈 AE든, 모두다 기획자가 되어야 하고 앞으로도 기획역량을 더 강화해야해요. 외주직원과 다른 이유는 당연히 회사 내의 데이터에 더 가깝게 있는 잇점이 있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은 AI가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종합적인 사고력으로 기획을 하고 거기에 맞게 면밀하게 골을 세우고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를 하고 할 수 있는 기획자가 된다면 조직에서의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해 question을 가질 필요가 없게된다.


거꾸로 말하면 곧 그런 역량을 가진 사람만이 -function에 상관 없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역할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숫자와 친해지고,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려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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