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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 Jul 25. 2024

[Review] 틀을 깨부수는 예술가, 리얼 뱅크시

REAL BANKSY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는 직역하면 '낙서 미술', 스프레이나 페인트 등을 이용해 주로 공공장소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 및 기타 흔적을 남기는 그림을 뜻한다. 스트리트 아트 또는 어번 아트라고도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시작해 1960년대 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본격화되었다.


이 분야에서 우리에게 비교적 익숙한 예술가로는 장 미셸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 등이 있다. 가장 많이 들어봤을 작가 '뱅크시' 또한 그래피티 예술가다. 그는 앞서 언급한 예술가들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자본주의와 영합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에서는 보다 깊은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정체를 숨긴 채 얼굴 없는 화가로 활동 중인 뱅크시는 스스로를 '아트 테러리스트'라 칭한다. 하지만 그는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현재 약 25년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치, 사회적 비판, 전쟁과 평화 등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은 그래피티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라운드 서울의 개관 전시인 리얼 뱅크시 (REAL BANKSY : Banksy is NOWHERE)을 통해 패스트 컨트롤 인증을 받은 뱅크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작품 위주로 소개해 보려 한다.



Jack and Jill (Police Kids)


이 작품은 천진난만한 두 어린이가 뛰노는 장면을 포착한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Jack과 Jill이라는 이름은 한국에서의 철수, 영희 같은 지극히 평범한 이름이다. 해맑게 웃고 있는 표정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인다.  


푸른색의 바탕은 아이들의 순진함과 순수함을 더욱 강조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을 자세히 살펴보면 Police라고 적혀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자유로워 보이는 아이들과 방탄조끼의 조합은 굉장히 역설적이다. 뱅크시는 이 작품을 통해 부모 또는 사회 체제가 알게 모르게 아이들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날고 있는 군인

완전히 무장한 채 커다란 기관총을 들고 있는 군인. 그와 완전히 대조되는 노란 스마일리 얼굴과 하얀 날개. 스마일리 얼굴은 어린 시절 자주 접했던 이미지로 행복과 순수를 상징한다. 군인의 등 뒤에 달린 날개는 몸집에 비해 훨씬 작고 쓸모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저 스마일 얼굴 뒤에는 어떤 표정이 숨어 있을까, 저 날개는 군인의 몸을 띄울 수 있을까. 뱅크시는 이처럼 대조적인 요소의 병치를 가장 잘 활용하는 예술가이다. 관객을 불안하게 하고 병치의 이유를 고민하게 만든다.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을 비판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뱅크시의 가치관이 잘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웰컴 매트


2019년 영국 크로이던 지역에 직접 제작한 가정용품들을 판매하는 상점인 <그로스 도매스틱 프로젝트>를 연 뱅크시. 판매 상품 중 하나였던 웰컴 매트는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널 때 사용한 구명조끼를 재활용해 만들어졌다. 필자는 이 작품에 새겨진 'Welcome'이라는 글자가 특히 와닿았는데, 세계 어디에서도 환영받기 어려운 난민들에게 한 줄기 위로를 건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전시를 통해 뱅크시를 미약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어 뜻깊었다. 모두를 향해 소리치며 정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는 예술가 뱅크시. 작품에서 느껴지는 첨예한 갈등과 숨 막히는 억압에 대한 비판이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길로 데려다주리라 믿어본다.



원문 링크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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