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구 밀도가 높아 출퇴근 때 이리저리 치이고 밟히다 보면 화가 쌓인다.
비정상적이라고 느껴지는 모습이, 이곳에서는 오히려 정상처럼 보이는 순간도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 참아야지.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잘 참는 것 같다.
혼잡도 높은 2호선, 4호선을 타며 일상이 무채색으로 바뀌는 느낌.
변태 등 이상한 사람만 안 마주쳐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지하철 에피소드로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
사람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나.
지하철 변태가 있으면 몸을 90도로 꺾는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은 영혼이 없다.
그 순간,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는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이 떠오른다.
“○○아, 지금처럼 하면 대학교 떨어진다!”
그때 조금만 더 명확하게, 시행착오 없이
관심 있는 유망 분야로 과를 선택했다면 서울 자가에 살 수 있었을까?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강남 살면 지옥철 안 타도 되잖아.
회사까지 걸어서 출퇴근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세컨드하우스가 있다면 퇴근 후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좋겠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원하는 인생을 갖고 싶다는 욕구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