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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Aug 07. 2024

험담

험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심리학적 대처법

혹시 누군가의 험담을 들으면서 느꼈던 찝찝함을 기억하시나요? 나에 대한 얘기일까 신경 쓰여 잠 못 이룬 적은 없었나요? 험담은 마치 불쾌한 공기처럼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심리적 건강을 해치곤 합니다. 부정적인 말들은 우리의 기분을 망치고, 심지어 마음까지 어둡게 만듭니다. 험담을 자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정신적인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들과 거리를 두거나, 그들을 도와주는 것


험담의 해로운 영향


험담을 듣거나 참여할 때, 우리는 종종 인지 부조화를 경험합니다. 타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믿음과 실제 행동 사이의 불일치로 인해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반대로 죄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시를 만들어 볼까요? 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던 중, 한 동료가 팀의 다른 멤버에 대해 험담을 시작합니다. 당신은 그 동료가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험담에 동조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소외될 것 같아서 당신도 험담에 가담하게 됩니다. 나중에, 당신은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심리적 불편함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험담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당신은 자신에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험담을 했으니까 나도 괜찮아"라고 정당화하거나, "나는 그 동료가 정말 잘못했으니까 이렇게 말할 만해"라고 합리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당화는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근본적인 불편함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험담은 종종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페스팅거의 사회 비교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과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타인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험담은 이러한 비교 과정의 부정적인 표현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동료가 승진했을 때, 우리는 자신의 성과를 그들과 비교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동료의 단점을 험담하며 자존감을 높이려 할 수 있습니다. 험담은 이런 비교 과정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표현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설명하는 자아 방어 기제 중 '투사(Projection)'는 험담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적인 특성이나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함으로써 자신의 불안이나 열등감을 다루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스스로에게 불만이 있을 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아 비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불안과 열등감을 덜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투사 기제입니다.


타인의 험담에 대한 우리의 태도


종종 우리는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도, 보여주지도 않을 테니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에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합니다. 그 말들은 그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무의미한 것일 경우가 대다수 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이 나를 험담하는 것에 너무 집중하면, 자신의 안정과 정서적 균형을 해치게 됩니다.



험담에 대처하는 방법

바운더리 세우기
건강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명확한 바운더리를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자기 심리학(Self Psychology)에서 강조하는 개념으로, 자신의 정서적, 심리적 공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험담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직장 동료 중 한 명이 항상 다른 동료들에 대해 험담을 한다고 상상을 해보겠습니다.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이 동료는 다른 사람의 실수나 단점을 지적하며 험담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동료와의 대화를 피하기 어려워 같이 시간을 보내지만, 점점 그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나에게도 정서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동료에게 부드럽게 이렇게 말하며 바운더리를 세울 수 있을 겁니다. "00야, 네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하지만, 나는 점심시간에는 좀 더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어. 우리 같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취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어때?"

물론 약간 당황을 하겠지요? 그러나 이런 불편한 기류를 잠시 가지며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동료가 다시 험담을 시작하려 할 때마다 대화를 다른 주제로 돌리거나, 정중하게 자리를 떠나 휴식을 취하는 겁니다. 때로는 다른 동료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기도 하며 스스로의 정서적, 심리적 공간을 보호하며,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정중하게 대처하기

험담을 들었을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차분하게 대응하세요. "네 의견을 들었어. 고마워"와 같은 말로 대화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험담자의 공격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 이론에서 강조하는 공감적 경청은 험담을 하는 사람을 대할 때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감정과 관점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긍정 심리학 (Positive Psychology) 적용하기
셀리그만의 긍정 심리학 원리를 적용하여, 부정적인 상호작용보다는 긍정적인 관계와 경험에 초점을 맞춥니다. 감사 일기를 쓰거나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늘리는 등의 방법을 통해 전반적인 웰빙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자기 보호

자신의 감정과 정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정서적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나에 대한 험담이었다면?

자기 성찰

험담을 들었을 때, 그 말이 정말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성찰해 보세요. 예를 들어, 동료가 나를 험담했을 때, 그 비판이 건설적인지 아니면 단순한 부정적인 험담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설적인 비판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다면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험담은 우리 삶의 부정적인 에너지를 유발하지만,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며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세요. 마음은 가꾸기 나름입니다. 부정적인 말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을 돌보고 성장해 나가는 데에 힘을 쏟아보세요.


모두 완벽할 수는 없지만, 항상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세요. 그렇게 하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살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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