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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Aug 27. 2024

딥페이크 범죄

던져야 하는 질문

딥페이크 범죄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생겨난 현대 사회의 심각한 그림자입니다. 이제는 어린 청소년 층 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이 범죄는 단순히 기술 악용을 넘어서, 현대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보여줍니다.


지인의 사진을 성적으로 조작해 퍼뜨리는 행위는 인간의 도덕적 타락과 왜곡된 심리가 결합된 결과입니다. 가해자들은 익명성에 기대어 자신이 마치 무적의 위치에 있다는 착각 속에서 범죄를 저지르며, 이 과정에서 왜곡된 우월감을 느낍니다. 타인의 이미지와 존엄성을 철저히 파괴하면서도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책임감보다는 일종의 통제감과 우월감입니다.


이 문제의 피해자들은 자신의 일상적 온라인 활동조차 통제당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자신의 사진을 악용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피해자들은 디지털 세계에 발을 디딜 때마다 심리적 불안을 느끼며, 대인관계와 사회적 참여에도 지장을 받습니다. 이로 인해 자존감 저하와 고립,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피해가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자꾸만 발생하는 걸까요?


기술은 급속히 발전하는 반면, 우리의 윤리의식과 교육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성적 대상화와 혐오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현실 속에서, 딥페이크와 같은 범죄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 범죄는 단순한 '기술적 오용'이 아니라, 성적 욕망과 권력에 대한 왜곡된 심리가 결합된 산물입니다. 이 문제를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며, 우리 모두가 직면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법적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사회 전반의 윤리의식을 강화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개인정보 보호와 책임 있는 온라인 활동을 가르치는 것은 필수적이며, 피해자들이 신속히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해자들에 대한 교정적 교육 역시 필요합니다. 이들이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 깨닫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왜 이러한 범죄가 발생한 후에야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논의하는가? 기술의 발전이 윤리와 책임의식을 압도하는 현실 속에서, 이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사회는 더 이상 단순히 "안타깝다"며 사건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직면한 위기입니다.


지금, 부모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안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가정 내에서의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과 디지털 윤리에 대해 가르쳐야 합니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의 안전한 행동 규칙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부모는 자녀와의 열린 대화를 통해 디지털 위험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자녀가 디지털 환경에서 무엇을 보고 경험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줘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녀가 온라인에서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는 자녀가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자녀가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없이 자신이 겪은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부모는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가정 내에서 부모가 디지털 리터러시와 윤리적 의식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자녀와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이 시대에 필수적입니다. 부모의 이러한 역할은 자녀들이 건강한 디지털 습관을 형성하고,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딥페이크 범죄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윤리적 기준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탄입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는 더 큰 파국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사회는 이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개인의 존엄성과 권리를 디지털 공간에서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구조와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시대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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