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역할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으니까.
여느 사람들과 같이, 미완성인 나 자신을 안고 매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왔다.
시기마다, 대상마다 보이는 역할이 달라지곤 했다. "소프라노" "강사" "대표" "소장" "센터장" "솔리스트" 등...
그러나 그 순간들에도 나의 고유명사, '민지'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그게 가장 나다운 호칭이다.
사회에서 하루를 보내고 귀가하면 듣는 호칭이자,
사회에서 맡고 있던 어떠한 역할을 마무리하고 나면 돌아오는 호칭.
얼마 전, 2012년도의 민지를 보관하고 있던 영상으로 마주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성악 전공생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재학 중인 대학교의 개교 60주년 오페라 주역으로 자리하고 있던 영상이었다.
열심을 더하는 부분이 성악이라는 당시의 전공였을뿐, 지금과 다르지 않은 나의 마음밭이 영상 속 에너지로 다가왔다.
현재의 민지가 웃는다.
마음 깊이 흐뭇해하며 웃는다.
순간, 이런 생각이 깊이 스친다.
‘과거의 나를 보는 현재의 나도 이렇게 흐뭇한데,
우당탕탕 미성숙한 모습 그대로를 열심히 살아내는 현재의 내 모습을 먼 훗날의 민지가 바라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리고 내가 믿는 신이 더 높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엔 어떤 기분이 들까?‘
그렇다.
그 어떤 역할, 업무,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저 ‘민지’라는 고유명사 그대로, 그 고유성을 그대로 간직하며 하루하루 성장해 가는 삶을 그려가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의미와 목적이었던 것이다.
언젠가 다시 읽게 될 나의 투박한 첫 에세이
<나를 안아주는 시간>
이 글은 투박한 표면상의 테크닉을 넘어, 마음깊이 용기를 내어 성실하게 써 내려갔던 하루하루의 기록이 될 것이다.
벌써 미래의 내가 웃는 모습이 보인다.
그것으로 나의 오늘 하루는 의미 있는 하루로 완성되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당신의 이름은 무엇일까? 당신은 당신답게 살고 있을까?
당신의 귀한 고유명사 그대로,
온전히 하루를 살아내길 응원하고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