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삶에 시선을 빼앗겼던 시간들
엄마가 돌아가신 뒤,
예술고에 입학하면서 나는 더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마음은 늘 허전했고,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이 잦아졌다.
그 눈길은 곧 비교로 이어졌다.
누군가는 부모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원하는 공부를 이어갔고, 누군가는 넉넉한 재력으로 당당하게 꿈을 펼쳤다. 그런 모습을 보는 순간마다 나는 더 작아지고 초라해졌다.
그렇게 한동안은 남의 삶에 시선을 빼앗긴 채로, 내 하루를 의미 없이 분주하게 보내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비교는 결국 나를 소진시키거나, 과도한 열정을 무의미한 방향에 쏟게 만든다는 걸.
잘못된 방향으로 열정을 쏟고, 넘어지고 일어나 다시 걸어가는 30대 중반, 비로소 지금 내 손에 있는 것들을 보게 됐다.
아이들이 건네는 웃음, 직접 써 내려간 글 한 편,
아침 햇살과 커피 한 잔 같은 사소한 순간들.
이 평범한 조각들이 나를 단단하게 지탱해주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남의 삶을 흉내 내지 않는다.
비교 속에서 작아지는 대신, 지금의 순간을 붙잡으며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것이 결국 나를 지켜내는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