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 일상 속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연습
요즘 나는 하루를 조금 느리게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
우리가 먹을 만큼의 크로와상을 굽고,
커피를 내리고, 늘 같은 자리에 접시를 올려놓는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굳이 특별한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될 장면인데, 문득 이 장면이
요즘의 나를 가장 잘 설명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이 일상이 편했던 건 아니다.
아침을 차려 먹는 것도,
하루의 시작을 이렇게 정돈하는 것도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졌던 날이 더 많았다. 대충 시작해도 될 것 같은 날도 있었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공간이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잘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특별해지기 위해서도 아니라 하루를 무너지지 않고 건너가기 위해 내가 만든 자리라는 걸.
테이블 위에 놓인 것들은 모두 과하지 않다.
필요한 만큼의 음식, 익숙한 컵, 늘 쓰는 접시.
이 공간에서는
오늘의 목표보다 오늘의 상태가 먼저다.
마음이 힘든 날들도 가끔 있다.
다만 이제는 그 흔들림 하나로 하루 전체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익숙해지는 시간을 허락해 주는 편을 택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가끔은 힘들고, 자주 흔들리더라도
그 모든 과정이 결 ‘나다워지는 시간’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완벽하게 정리된 공간이 아니라
내 마음의 속도를 그대로 닮은 공간.
서두르지 않고,
과하지 않고,
지금의 나를 숨기지 않는 자리.
공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중요하게 두고 사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그대로 담아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익숙해지는 훈련을 이어가며
나답게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