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툼에서 나답게 변해가는 시간
요즘,
하루를 물 한 컵과 짧은 조깅으로 시작한다.
처음엔 이 루틴이 정말 어색했다. 이른 아침 공기가 차가워서 나가기 싫은 날도 많았고, 10분 뛰는 것조차 벅차서 금방 포기하고 싶던 날도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며칠이 지나자 몸이 스스로 “이 시간엔 나가야 하는구나”라고 기억하는 듯했다.
익숙해진다는 건 이렇게 조용하게,
티 나지 않게 스며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감정 기록도 그랬다.
처음엔 하루 5분 쓰는 것도 귀찮았다.
어떤 날은 적을 말 자체가 없는 것 같고, 어떤 날은 복잡한 마음을 꺼내고 싶지 않아 일기를 미뤄두고 싶었던 날도 많았다.
하지만 며칠, 몇 주가 지나고 나니
내 마음의 결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무기력해진 날엔 어떤 패턴이 있었는지,
유난히 민감했던 날엔 어떤 생각이 먼저였는지.
감정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조금씩 익숙해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콘텐츠 작업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편집, 워크시트 제작, 글쓰기...
솔직히 말하면 ‘하고 싶어서 미쳐서 하는’ 날은 많지 않다.
그러자 오늘도 "딱 10분만 앉아있자.”
이 마음으로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끝이 보인다.
10분이 20분이 되고, 어쩌다 보니 영상 한 편이 완성되고, 글 한 편이 마무리된다.
처음엔 늘 서툴고 낯설던 작업들이 조금씩 손에 익어 자연스러워지는 건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해온 시간들이 나를 이끌어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 사이도 그런 것 같다.
남편과의 관계도 처음부터 지금처럼 편안했던 건 아니다. 서로 방식이 너무 달라 오해도 많았고 실수도 반복되었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말하지 않아도 읽히는 순간들이 늘어갔다. 이건 노력보다 ‘함께 머문 시간’이 만들어준 익숙함에 가깝다.
서툴었던 우리가 천천히 서로에게 길들여진 시간들.
불안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는다.
지금도 영상 조회수에 마음이 흔들리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마음이 밑바닥까지 가라앉는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불안이 찾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안이 사라진 건 아니고
그 불안을 다루는 내가 조금 익숙해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잘하려고 애쓰기보단
익숙해지는 시간을 허락해 주는 편을 택한다.
처음엔 어색하고,
가끔은 힘들고,
자주 흔들리더라도..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나다워지는 시간’ 임을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서툼도, 오늘의 더딤도 내가 익숙해지는 과정 속에 있다는 것. 오늘 내가 반복하는 작은 행동 하나는 내일의 나를 더 성숙하고 나답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익숙해지는 훈련을 지속하며 살아보려고 한다.
'나는 여전히 서툴지만,
조금씩 나다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