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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Sep 02. 2016

2층 집 사는 여자의 비애






 1층에 있는 주방에서 설거지하다 그릇을 닦을 타월이 필요해 2층에 올라가 놓고,

거기서 눈에 보이는 딴 일을 하다가 왜 2층에 올라갔는지 새까맣게 까먹고는

1층으로 내려와 싱크대 앞에 섰는데 그제서야 왜 2층을 올라갔는지 기억해 내고

다시 타월을 가지러 2층에 올라가야 할 때.




'I feel bitchy.....'







일곱, 여덟 살 쯤이었나,

나는 가끔

동네에 시계방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두고

단층 구조의 집 안에 계단이 있는 넓은 집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가곤 했다.



단칸방에 화장실은 밖에 있는 반지하 집에 사는 걸 누구에게도 숨기진 않았지만,

사실 부모님이 돈이 많고, 있고 없고를 부러워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또 돈이라는 개념도 그렇게 잘 알지는 못했지만,


제 방에 제 침대에,

자신의 공간이 아닌 거실, 주방, 화장실이 완벽하게 분리된 넓은,

집 안에 계단이 있는 2층 집은 부러웠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오늘도 이렇게 따뜻하고 폭신한 침대에 누워,

2층 내 방 건너편 방에 각자 침대에 누워, 아무 걱정하지 않고, 할 것도 없고, 그저 하루하루 행복하게 하루를 보낸 아이들이 곤히 잠들어 있고,

옆으론 잔소리 없고, 착하고,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다 갖다 주는 정직하고 든든한 제이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면서,


'고맙다고',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아직도 갖고 있지 않은 것들이 많지만

필요한 만큼도 아닌 넘치게 갖고 있는 내 삶의 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못 먹어보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과거의 어느 부분들을 생각해 보노라면

지금의 내 삶은 불평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삶은..... 늘 완벽하지 않다.

And that's true.




원하는 사랑은 늘 물음표로 모질게 끝나고,

아무리 많은 것을 갖고 있어도 늘 시린 가슴속 어느 빈 공간.

때때로 찾아오는 나는 늘 꿈꾸는 곳에 다다르지 못하는 하수라는 생각으로부터 오는 자괴감 같은 것.



남편이 열심히 벌어오는 돈으로 매일 밤 고기 올라간 저녁밥상을 차려내며

지하까지 있는 2층 집에서, 잘 먹고 잘 싸고 잘 살지만

나 말고 세 명의 가족을 더 데리고 한국을 방문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좀 큰 돈이 필요하다.




글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야 하지만,

언제까지 집에 가만히 앉아 살림하고 글만 쓰다가는 한국에 갈 수 없다.

그렇다고 나만 갈 수도 없고.



이미 열심히 일해 이만큼 먹여 살려주는 남편한테 한국 가야 하니 '더 일해서 돈 더 벌어와.' 할 수도 없고.



십 년 동안, 나 혼자 잘 처먹고 잘 사느라, 여의고 늙으신 할머니를 뵈러 한국에 어떻게든 가보려고,

영어 이력서를 만든다.




내 인생을 이력서에 풀어놓으면 나는 형편없다.

뭔가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또 한 게 없다.




나는 글 쓰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정말 허황된 꿈만 꾸는 몽상가에 불가한가?

나는 글을 잘 쓰고 있는걸까?

혹시 난 말도 안되는 헛소리나 지껄이고 있는걸까?







     





If life was hard for me back then , now may seem better for many reasons.

But I'm still on a same boat, but bigger ,

but still confused by the pressure of life expectancy.


 Am I right? Am I wrong?

Am I doing things right? Or wrong?

How do I ever know?



Life gets me.




But..


I just now know that being strong , enduring what may comes in life is also called , 'living life'.


Nothing is just handed over to me , or to anyone , you will always have to work for it.



But I know. that as long as

'I '

don't loose a sight of who I am ,

don't ignore of what I feel ,

don't let go of hope that I will do just fine no matter what,

I will be okay.



I can take it ..

I can conquer.

I can adjust ,. 

I can make anything of my own ,. 



I will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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