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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LA Mar 05. 2019

#2. 동유럽 혼자여행 에세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

여행의 자신감은 유심에서 나온다.



드디어 유럽에 입성을 했다.

동유럽 나홀로 여행. 기록 계속-



다행히도 비행기를 놓치지 않아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근데 비행기에서 생리가 터졌었는데 부다페스트 도착할 때 샌 것 같았고 배도 아팠다.

그런데 수하물이 너무 안 나오는 것이다.


수하물을 기다리며 기억나는 것이 내 앞에 모녀가 앉아서 수다를 떠는데,

'나도 엄마랑 둘이서 유럽 여행 왔으면 참 좋았겠다. 엄마는 여권도 나랑 같이 만들었는데 한 번도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고 비행기로 제주도 갈 때 타 본 것이 다였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수하물이 너무 안 나와서 걱정했는데 나와서 얼른 화장실에 갔다.

근데 그쪽에 화장실이 그거 하나였는지 줄이 엄청 길었다. 줄을 기다려서 드디어 화장실에 갔다.

역시나 생리가 많이 샜고 배도 아파서 약을 꺼내서 먹었다.


이제 진짜 유럽여행 시작이었다.

'유심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없으니 정신 차리자!'라고 생각하며 캡처해둔

구글 지도에 의존해서 시내로 가려고 100E 버스를 찾았다.

티켓 머신 앞에서 멍 때리고 있으니 옆에서 보고 있던 헝가리 여자분이 뽑는 법을 가르쳐줬다. 너무 고마웠다.

정신없고 아프고 두려우던 순간에 작은 도움이 너무나도 큰 안도감으로 다가와서 정신이 차려지고 힘이 났다.                                                

100E 버스 티켓

버스가 바로 있어서 캐리어를 들고 탔고, 지나가는 창문으로 다시 한번

티켓 뽑기를 도와줬던 분에게 눈인사를 했다.

가는 동안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이었다.

처음 오는 곳, 통하지 않는 언어, 인터넷도 안됨.

긴장을 많이 해서, 시차 적응도 안돼서, 오랜 시간 비행을 해서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정거장마다 확인하며 드디어 Deak ter 역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확인했을 때 가는 길에 보다폰 가게가 있길래 폰 가게로 먼저 갔다.

(어차피 빨리 가도 숙소 체크인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                                                

가게 앞에 갔는데 사람들이 문 앞에 몰려있었다.

내가 두리번거리니까 앞에 있던 눈 마주친 분이 시계를 가리키며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여기서도 느꼈던 게 그분한테는 그저 정보제공이었겠지만 나에게는 그분이 베푼 작은 친절이

너무나도 큰 감사로 다가왔다.

'이 멀리 아무도 나를 모르는 다른 땅에 왔는데도 여전히 친절을 베풀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구나

너무나도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가게가 오픈하고 번호표를 받아 앉아있다가 와이파이가 되는 것을 보고 직원에게 와이파이를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드디어 인터넷이 터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카카오톡을 켜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엄마에게 잘 도착했다고 잘 놀다 가겠다고 하고 연락을 끊으니 이제야 여행을 왔다는 설렘이 생겼고

조금 안정감이 생겼다.                                                

데이터에 따른 비용 안내를 받고 기다리면서 환율을 보니

이럴 수가??? 한국에서 미리 유심을 해놓는 것보다 여기서 하는 게 훨씬 쌌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애초에 여기 와서 할걸......

(역시 현대 시대에는 정보력이 중요하다...!)


그렇게 유심을 하고 자신감을 갖고 숙소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여행의 자신감은 유심에서 나온다.

숙소를 찾았는데 리셉션을 가려면 철문 2개를 지나야 하는데 아무리 벨을 눌러도 나오지 않았다.

아직도 그 문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나오던 사람들이 문을 열어줘서 들어갔는데 리셉션 여자가 내가 말을 못 알아듣고 정신없어하니까 126.72유로였던 숙소 값을 52.070 포린트로 달라고 했다.


한국 돈으로 5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카드로 해도 카드기가 포린트로만 돼서 유로로는

현금만 줘야 된다고 했다. 숙소도 도미토리로 예약했는데 같은 가격에 1인실로 바꿔준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돈을 조금 올려 남는 방을 팔려는 전형적인 사기수법이라고 한다.

나오는 날 리뷰 테러했다.


(리뷰 테러하고 난 후 프라하에 있을 때 메일이 왔다. 알고 보니 리셉션 여자가 유로를 포린트로 계산할 때

126유로가 아니라 162유로로 잘못 계산을 한 것이었고 정말로 정직한 직원이니 믿어달라고 죄송하다고

추가적으로 냈던 금액은 카드로 다시 환불해준다고 메일이 와서 환불받았다. )


체크인이 14:00였는데 시간이 너무 남아서 리셉션에 짐을 맡기고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화장하고 나왔다.                                              

목이 말라 카페에 들어가서 아이스 라떼를 시켜 들고  세체니 다리 쪽으로 걸었다.

그런데 앞서 숙소에서의 경험과 카페에서 내가 주문한 것과 비용을 혼돈했더니 직원이 짜증 냈던

경험이 합쳐져서 다시 살짝 겁을 먹었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단톡에 잘 도착했다는 인사와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어 주눅이 들었다 라고 얘기하니, 응원을 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해 줘서 다시 힘을 내어 이제 제대로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감 장착.


세체니 다리를 건너서 부다왕궁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법은 그냥 앞사람 따라갔다. 왠지 부다왕궁 갈 것만 같은 사람.          


                                      

제일 좋았던 길

올라가는 길이 너무 좋았다. 습도가 없어서 너무 쾌적했다.

이번 여름은 정말 습도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유럽으로 도망 와서

쾌적한 공기를 맛보니 너무 행복했었다. 저녁에는 살짝 추울정도였으니까.

제일 좋았던 길의 이유는 나무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느낌이 너무 좋았다.



부다왕궁에 도착해서 안쪽을 쭉 둘러보았다.

저 독수리 동상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했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돌다가 안쪽에 있는 마차시 성당에 들어갔다.

이 성당의 지붕에 있는 모자이크 방식의 타일이 인상 깊었다.

앞쪽에서 티켓을 구매해서 들어갔다. 나는 국제학생증을 가지고 가서 1000 포린트에 구매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이었다.

건물 내부에 있는 벽과 기둥 천장에 있는 그림들을 다 어떻게 그린 건지 놀라웠다.

예전에는 큰 기술도 없어서 정말 손수 그렸을 텐데 너무 신기했다.                                                

의자에 앉아서 잠깐 숨을 골랐다. 한국에서 더울까 봐 걱정하면서

손 선풍기를 가져갔었는데 유럽은 이렇게 실내나 그늘진 곳만 들어가면 서늘해서 딱히 필요가 없었다.

근데 에어컨 킨 곳은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문화 차도 있겠지만 애초에 크게 덥지가 않았고 테라스를 열어놓은 곳이 많아서 바람이 불어 시원했다.


나와서 걷다가 어부의 요새를 올라갔다.                                         

이때 좀 외로웠던 게 다들 가족이나 친구끼리 와서 사진 찍어주고 좋은 뷰 포인트라

강과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찍는데 나는 이렇게 풍경을 찍는 것이 살짝 아쉬웠다.


삼각대라도 가져올걸. 그리고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

이 여행을 학교에서 지원해줘서 오게 됐기 때문에 혼자라도 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지만

가족과 와서 이 좋은 것들을 함께 보고 느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엄마는 어떤 음식을 좋아했을까 아빠는 어떤 포즈로 사진을 찍었을까

오빠는 어떤 곳을 가보고 싶어 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꼭 돈 벌게 되면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셀카를 찍었다.

내가 사진을 열심히 찍으니까 앞에 있던 커플이 본인들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해서

또 열과 성을 다해 찍어주고 쭉 돌면서 구경을 끝내고 부다왕궁에서 내려갔다.

아직도 살짝 아쉬운 게 부다왕궁에 사진 핫스팟이 있는데 나도 거기서 한 컷 찍어달라고 할걸.. 아쉽다.                                                


구글에서 찾은 내가 찍고 싶었던 곳.. 화질이 매우 안 좋지만 여기서 한번 찍어볼걸 아쉽다.

구글 찾으면서 발견한 것은 부다왕궁이 야경이 아주 예쁘군 밤에도 가볼걸 이라는 생각.


부다왕궁에서 내려오면서 저녁같이 먹을 사람들을 찾아봤다.

유랑에 동행 게시판이 있길래 저녁식사 동행 구하는 사람이 없나 게시물 검색을 해봤는데

마침 어떤 여성분이 같이 저녁 먹고 강가에 앉아서 수다 떨 사람 구한다고 해서 바로 카톡을 보냈다.

다행히도 수락을 하셨고 그분에게 연락 온 다른 분들도 함께하자고 해서 나도 수락을 했다.

단톡 방이 만들어지고 약속시간을 정하니 시간이 남아서 나는 일단 숙소에 체크인을 하러 갔다.                                                


부다왕궁에서 내려와서 숙소 가는 길. 저 멀리 가운데 보이는 것이 성 이슈트반 성당인데 숙소가 바로 옆이라

정말 위치가 좋았다. 이 길가가 완전 핫스팟이었는데 길가에서 테라스에 앉아 칵테일을 먹으며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하지 못했다.                                                

숙소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 들어주시는 분이 내 숙소까지 짐을 옮겨주셨다. 쏘스윗.

리셉션 건물이 아닌 조금 떨어진 곳에 또 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내가 쓰는 곳이어서 거리가 좀 떨어진 게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들어가 보니 1인실에 이불도 뽀송하고 책상과 옷걸이 같은 게 다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인도에 갔던걸 생각해서 이불이 더럽고 막 그런 생각들을 했어서 유럽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다리를 봤더니 엄청 타있었다.

유럽은 햇빛이 매우 셌는데 선크림을 안 바르고 부다왕궁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와서 인지 엄청 탔다.


저녁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 마트를 갔다.

그런데 아까 돌아다니면서 샀던 물의 가격과 마트에서 본 큰 물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ㅎ

아까 샀던 물보다 훨씬 큰데 가격은 더 쌌다.

역시 관광지 근처에서는 생활품을 사면 안 되고, 이런 건 꼭 마트에 가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느꼈다.

마트에서 물과 납작 복숭아를 사서 숙소에 돌아와 공용 부엌에 이름을 써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숙소 밖으로 가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가려고 했던 젤러 비스트로가 문을 안 열어서

두 번째 후보인 까마귀 식당을 갔다. 사실 후기들을 보니 호불호가 갈려서 안 가려고 했는데

또 맛있다는 사람도 많고 가봐야 하는 레스토랑 리스트에 있었기 때문에 그냥 갔다.

동행은 현재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여자분과 군인 하다가 그만둔 남자분 이렇게 셋이서 저녁을 먹었다.

굴라쉬, 크림피자, 돼지고기 어쩌고를 시켰다. 맛은 있었는데 다들 조금 짜서 셋이 먹다가 남겼다.

굴라쉬는 밍밍한 육개장? 소고기 뭇국 같은 맛이었다.

돼지고기 폭립 같은 거 밑에 감자가 으깨져서 샐러드처럼 깔려있었는데 그게 제일 맛있었다.

동행 두 분은 현재 유럽 장기 여행 중이어서 메뉴를 자연스럽게 시키는 게 멋있었다.

나는 아직 쫄보라 영어 못 알아들으면 주눅 들어서 쪼그라드는데.. 두 분은 영어를 막 엄청 잘하진 않음에도

자연스레 시키는 게 인상 깊었다.


까마귀 식당이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더웠다!!!!!! 매우 더웠다!!!!!!!!!!!!!

쏘핫!!!!!!!!!!


식당 안쪽에 앉았는데 에어컨도 안 틀려 있고 문도 닫혀있어서 통풍도 안되고 심지어 의자가

벨벳 같은 털 재질로 돼있어서 정말 더워 죽는 줄 알았다.

빨리 먹고 나가고 싶어서 우리 셋은 얼른 먹고 계산해달라고 직원을 아주 열심히 바라보았는데

계산서도 늦게 가져다주고 우리가 준 돈을 가져가는 것도 한참 걸렸고 거스름돈을 받는 것만

20분 넘게 기다렸던 것 같다.


유럽은 직원을 부르면 안 된다고 해서 부르진 않았지만 지나치게 안 왔고

직원이랑 눈 마주쳤을 때도 손짓을 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수다 떠느라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는 걸 보고 '여긴 사람들한테 추천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밥을 먹고 나와서 합류하기로 한 사람을 기다리느라 관람차 쪽으로 가서 기다렸다.


다음 기록 부다페스트 인 #3. 기록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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