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젊은 창업가에 비해 나이가 어리고, 겉모습이 차갑고 마치 지 잘난 맛에 사는 것처럼 보여, 때때로 나를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거나 안좋은 소문이 돌 때가 있다.
그동안 일일이 해명하지 않았던 것들이 기정사실화되서 소문이 퍼지고 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딱히 내가 행동할 수 있는게 없었기도 하다.
얼마 전, 우리 회사의 투자자 월간미팅을 통해 타 vc미팅에서 내가 비속어를 썼다는 소문을 확인했다. 억울한 마음과 다른 사람들이 그 소문을 믿는다는 황당한 감정에 복잡했으나 덤덤한 척 미팅을 마무리지었다.
그래도 심란한 감정은 쉽사리 잊혀지지 못했다.
꼭 소문의 근거지를 찾아보면 나랑 삼십분조차 이야기하지 않았던 사람들, 처음부터 나를 경계하던 사람들, 아니면 날 본 적도 없는 사람들로부터 소문이 시작됐다.
기분이 나쁘고 당황스러워 해명해야할 것 같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니 분명 소문이라는건 어쨌든 나의 행동적 책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반성하는 기회로 삼게 됐다.
유재석이 탈세를 했다고 소문이 나온다고 한들, 국민이 그걸 믿겠는가.
어쨌든 일부 사람들이 소문에 동조하게 된 것은 내 행동, 내 눈빛, 내 말투, 내 태도 그리고 회사의 방향성에서 원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반성하며 한참동안 내 행동을 되돌아보고 성찰했다.
여러 소문 중 일부는 인정하는 부분도 있었다. 사업적으로 허세가 있다는 말, 다른 사람의 의견보단 과도하게 직감을 믿어서 혹은 경영적 의사결정을 실수한다거나. 뭐 그런거..
나도 창업이 처음이라, 나도 처음부터 원해서 리더를 한 것은 아니다보니. 대표로서 의사결정적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지금도 여전히 실수를 하며 고꾸라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는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한국 스타트업계에 들어온지 3년차다. 그전까진 아마추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아마추어스럽다고 난 생각한다. 여전히 난 스물한살이고, 그런 소문의 근본을 만든 열여덟, 열아홉은 지금보다 더 무턱댔으며, 근자감이 넘쳤고, 조금의 공격에도 쉽게 당황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그러나 조금씩 이런 행동들을 거쳐 여전히 난 성장하고 있고, 성숙해지는 과정이다. 열여덟살, 열아홉살 때 내가 투자자들과 이 업계에서 어리숙하게 행동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고의적인 무례함을 범한 바 없다.
내가 더 젊을 수록(어릴 수록), 회사가 지금보다 돈을 더 많이 벌 수록, 나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압도적으로 성장할 수록 이런 소문을 비롯해 본질적 능력의 의심은 더욱 빠르고 크게 불탈 것이다.
그러나 나는 소문이 생길 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솔직할 것이고, 꾸미지 않은 김민준으로 행동하며 날 만났던 사람들은 최소한 "김민준은 그런 창업가가 아닐거다. 일을 잘한다. 인성 나쁘지 않더라. 사람 괜찮더라. 책임지는 마인드 갖고 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지금도 그러기 위해 업무적으로도 꾸미지 않은 김민준으로 행동한다. 앞으로도 창업가라고 한들, 눈치보지 않고 겉모습부터 내 말투, 내 행동 모두 다 김민준스럽게 할거다. 옛날에는 되려 창업가스러울려고 옷을 꾸미거나, 더 늙어보이려고 했는데 왜 그래야하는가.
그냥 회사 성과와 김민준으로 보이고 싶다.
그럼에도 욕할거면 해라. 시간이 지나 더 멋있게 보여줄거다. 나는 지금부터 삼십년은 더 사업할거다. 웃기지만 오래 사업하고 싶어서 실수는 하더라도 15년 뒤의 미투운동은 준비하겠다는 사람이다.
소문이 어떠한들 앞으로 더 더 더 훌륭한 창업가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