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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화를 통한 건강한 모멸감 얻기

제품을 만들다보면 답답하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어쩌면 자존심까지는 깎이는 일들이 있다. 늘 투자자에게, 예비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가 좋다고 이야기하지만 뒤돌아 사무실로 홀로 돌아가는 길 속에서 실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우리 제품은 고객들이 그렇게 "와우" 하지는 않는 제품이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때론 모멸스럽기도 하다. 우리가 어떻게 힘들게 만들었는데, 우리가 얼마나 큰 고민을 했는데, 정말 회원 가입할만큼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고민을 계속 거듭하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더 심층적으로 알아가고 관찰하고 다시 관찰하고 제품으로 녹여보는 것을 반복한다. 현 사업을 한지 2년이 지났고, 이제서야 시장과 고객의 제대로 된 레슨런을 뼈맞아가며 보고 배웠는데 아직까지 시장에서 완전히 최적화된 제품을 못만들어냈다는 것에 자존심 상하고 억울하고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 가설은 멈추지 않았기에 더 많이 고객들에게 보여줄 것들이 많이 남았고, 고객들에게 돈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그들에게 필요로 해왔던 고질적인 불편함 또는 습관을 바꿀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 꿈을 이뤄가는데 참여하고 싶다. 그렇게 함께 돈을 벌어 나는 기업을 영위하며 계속해서 고객들과 친구 사이드로 남고 싶다. 우리는 크리에이터를 고객이자 친구로 보고 있고, 실제로 창업가인 내 주변에는 너무나 가까운 사람들이 크리에이터이다. 크리에이터로서 아직 영향력이 없어 고민하는 친구부터, 본인을 "유통기한" 으로 표현하며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친구, 본인의 예술성만 갖고 가기에는 해야 할 사무적인 일들이 너무 많아 매니지먼트를 찾거나 1인기업화를 고민하는 유명한 친구들까지. 이들과 때론 같이 울고 때론 같이 웃고 때론 서로를 의심하고 때론 서로 싸우는 과정의 2년을 보냈다. 이제는 정말 우리의 고객을 위한 제품으로 완전히 거듭나고 자리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생존을 넘은 성장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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