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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제품의 완성도와 속도에 대한 고민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이 일하는 방법

3번 함께 창업했던 준호와 월요일에서 일요일로 지나가는 새벽.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제품의 완성도와 속도 중 무엇을 보고 있을까. 내용을 시작하기 앞서 서론에서는 TMI지만 공유하고 싶은 우리의 생각이 있다. 최근 토스 파운드 프로그램 방영이 종료되고, 회사에 대한 트래픽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동안 크리에이터만 바라보았고, 크리에이터가 보고 쓰고 있는 제품에만 집중해왔다. (아무도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은 없었기에 회사 사이트는 블로그로 대충 만들어놓았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발생하는 회사에 대한 주목과 관심은 사실 우리를 힘들게 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어웨이커는 토스 파운드가 끝나고 실제로 그 누구도 박수치며 환호한다거나,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촬영이 끝난 밤, 서울 강남 사무실로 왔을 때 어떤 팀원도 나에게 결과를 묻거나 촬영 비하인드를 묻는 팀원은 없었다.


사무실 쇼파에서 자고 있는 나.

사실 어떤 팀원도 우리가 1등을 한 것에 동요하지 않자 대표로서 서운한 감정도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의 생각은 기쁨보단 두려움이 커보였다. 우리는 저렴한 표현으로 "토스 파운드를 통해 약을 잘 팔았다. 여기서 숫자로 더 증명하지 못한다면 더 큰 쪽팔림을 갖고 끝난다. 지금부터 못하면 토스와 심사를 했던 파트너 창업 선배님들께도 부끄러울 것이다. 제품으로 더더더 보여주자. 이제는 엄청난 몰입을 통한 결과를 보여줄 때" 정도의 이야기만 오고 갔다.


흔들목마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 뒤로 나는 크리에이터의 성지라고 불리는 미국 LA 를 2주간 다녀왔고, 다양한 미국 쪽 투자자와 크리에이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 또한 FOMO가 생겼다. 조바심이 생겼다. 한국을 다시 돌아온 1주일 동안 집에서 잠을 잔 것은 단 이틀. 모든 어웨이커가 하루에 3-4시간씩 잠을 자며 일을 했지만, 나는 우리가 흔들 목마에 앉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더 부단히 움직이고 있지만 일의 능률은 떨어지고, 팀원들을 포함한 우리는 심적, 체력적 지쳐가고 있었다.



크리에이터 비됴클래스, 수빙수티비의 성팩이 팀원들에게 피드백 해주는 모습

서론은 여기서 끝내고,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이 만들고 있는 Creatorly. 구 미어캣IO와 크리에이터타임은 제품의 완성도가 끝내주게 좋았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UIUX를 이제 막 배운 디자이너와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99년생이 주로 모인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시니어 경험이 있어서 제품을 잘 만든 것은 아니었다. 단지 예리하게 크리에이터 관점에서 늘 니즈 포인트를 관찰했고, 실제로 우리는 크리에이터가 자주 사무실로 와 제품 피드백을 해주었다. 사진은 유튜버의 유튜버라고 불리는 비됴클래스 지원이형과, 수빙수티비를 총괄하고 있는 성팩이가 사무실에서 팀원들과 함께 제품을 피드백하고 있는 모습이다.


번외로 감사한 것은 우리는 우리 또래가 주로 모인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었고, 30대 창업가가 설립한 크리에이터 스타트업보다는 자발적으로 크리에이터가 사무실로 와 팀원들과 함께 어울려 닌텐도 스위치를 하고, 와인을 마시고, 볼링도 치며 친해지고, 제품 피드백을 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참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친구가 돼 도움을 주는 많은 크리에이터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그 이유로 우리는 정말 크리에이터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제품은 다시 말하지만 완성도가 있는 제품은 아니었다. 아직 우리는 시드 투자만 받은 팀이고, 8명 10명 정도의 팀원이 모여 있는 작은 조직이다. 이제 막 2년차가 된 회사이다. 우리의 제품은 늘 빠르게 만드느라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임의로 디자인해 기능을 출시하고, 어느 정도 데이터로 증명될 때 디자이너가 개입돼  UIUX를 개선하는 과정으로 개발이 됐기에 어쩌면 나는 이번 토스 파운드 이후에 생긴 조바심을 제품의 완성도를 챙기면서 속도를 내야만 우리가 증명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전략은 우리 팀에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엄청난 몰입으로 속도를 내게 되면, 속도와 함께 제품 완성도를 높일 수 없다.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의 'Creatorly (크리에이터타임)'
Creatorly (크리에이터타임) 은 크리에이터가 광고주의 제안을 이메일로 형식 없이 받아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으로, 크리에이터마다 고유 페이지를 생성해 효율적으로 광고주와 크리에이터가 제안, 협의, 계약서 작성, 안전결제, 정산, 세금신고까지 돕는 제품이다.


나는 최근 더 많은 국가 확장과 더 많은 기능 확장 동시에 제품 완성도는 인터랙션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아주 사소한 것까지 최고의 결과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를 사랑하는 크리에이터는 우리의 완성도 때문이 아닌 필요한 기능을 빨리 구현해주는 것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속도를 더 빠르게 가속화하면서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은 당장 우리 회사의 규모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2년 된 회사라는 것이다.


토스도 시리즈 C까지 완성도 보다는 최대한 유저가 원하는 많은 기능을 출시하는데 노력했다고 한다.

우리도 2년 된, 시드 투자 막 끝난, 어쩌면 아직까지 제대로된 기관 투자가 없는 팀이기에

모든 것을 다 잡으려고 조바심을 낸다면 결국 망한다.


토스 파운드 우승을 하기 전처럼 완성도보단 속도를, 천천히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나의 레슨런은 스타트업은 속도와 완성도 둘 다 챙길 수 없다는 것이고, 그 중 선택해야 한다면 속도라는 것을 배웠다. 조바심 내지 말자. 다시 한번 되뇌이자. 조바심은 다른 시장, 모르는 환경의 진입 등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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