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 Ep.7 십년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현재 내 삶이 너무 힘들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 반복되면 희망마저 잃어버린다.
희망을 잃어버리면 현재, 현재의 나가 무의미하다. 무기력에 빠지기도 한다.
무언가를 그럭저럭 잘해 보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빠른 트렌드의 빠른 변화와 자신의 삶을 멋지게 이루어 낸 내용이 넘쳐나는 SNS 속 이야기들은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든다.
상담실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가진 고민이기도 하다.
"저도 OO처럼 잘하고 싶어요."라는 마음을 가진 청소년들은 초조한 마음이 드러날 정도로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잘하고 싶다고 설정한 대상은 그 분야의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흔히 말하는 대가들이다.
그 분야에 대해 막연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에서 출발해 대가를 동경하고 단숨에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다.
유능한 사람을 롤모델로 삼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좋은 동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아무런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찾아오는 친구들에게는 현재를 바라보는 연습을 함께 한다.
"오늘 내가 이루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것은 무엇인가?"
대답은 마치 답이 있는 것처럼 똑같다. "없어요."
정말 한 것이 없는지 되물어야 한다.
여러 번의 고민 끝에 정말 찾지 못한다면, 이런 고민을 들고 상담실에 찾아온 것부터 그 시작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오늘 상담을 오기까지의 여정만 봐도 그렇다. 상담을 갈까 말까 고민하고, 망설이고, 상담센터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전화하고, 예약하고, 씻고, 준비하고, 버스를 타고, 지금 상담살에 와 앉아 있는 이 순간까지 나는 현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지 않았는가. 나의 노고를 인정해주어야 한다.
사소해 보이는 이런 과정들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먼 미래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불안이 높은 사람에게는 하루에도 수십 번 지하 땅굴까지 갔다가 오기를 반복한다.
그 지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며칠 째 괴롭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는 꼭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1.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게 당장 물을 한잔 마시는 것이라도 좋다.
2. 내가 한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하자. 그게 내 미래를 밝혀 줄 자원들이다.
3. 기록한 것을 꼭 읽어보자. 나는 오늘 무수히 많은 일들을 했을 것이다. 뿌듯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면 된다.
내가 매일매일 현재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
내가 만족할 만큼 잘 살지 못했더라도 나는 매일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
이 현재들이 모여 원하는 방향으로 점차 나아갈 수 있고, 그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오늘도 그럭저럭 살아 낼 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