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 Ep.8 이탈
지금 내 인생의 주제가 달라졌을 뿐
내 인생에서 가장 모임이 활발했던 시기는 대학생이었다.
온갖 모임에 소속되고, 그 모임에 참가하느라 대학 시절을 다 보냈을 만큼 중요했다.
그 시절의 나는, 나와 맞는 모임을 찾는 것보다 소속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할 새도 없이 그냥 주어진 현재에 충실했다.
삶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지만 다시는 느끼지 못할 몰입감과 즐거움이 가득한 시기로 기억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임, ‘다수’에게 집중되었던 시선이 ‘나’로 옮겨오게 됐다.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인생의 관심사나 주제의 변화를 겪는다.
그렇게 즐거움만을 추구했던 모임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모임은 완전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모임으로 그저 옮겨갈 뿐이다.
대상과 주제만 달라졌을 뿐이다. 이전의 모임이 좋다, 싫다의 문제가 아닌 나의 시선이 변한 것이다.
우리는 소속감을 원한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준다.
다수가 모이면 개인일 때보다 힘이 강력해진다.
마치 내 힘이 강력해진 것처럼 말이다.
대신 그 안정감을 얻고, 나의 자유는 일부 내어주어야 한다.
소속감을 선택할 것인가, 자유를 선택할 것인가?
어떤 선택이든 옳고 그른 것은 없다.
이 모임에 속한 사람들은 부러워할 필요할 필요도
이 모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안타깝게 볼 필요도 없다.
지금 내 인생의 주제대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