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회성
꾸준히 생각하고 글을 쓰기 위해 시작했던 영하의 날씨 구독은 8주 만에 처참히 막을 내렸다.
글을 써야 되는데.. 생각만 하다가 바쁜 현생을 핑계로 밀려버렸다.
영하의 날씨의 발행이 끝나고, 이어 다른 이들이 쓰는 구독의 기회가 주어졌으나,
쌓일 대로 쌓인 글들을 보고 외면했다.
예전의 나였다면, 시작과 끝의 과정에서 계획이 어그러졌다면, 완전히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모여있는 글들을 하나씩 펼쳐보며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그러다가 다시 메일을 뒤져 영하의 날씨를 찾았다.
조금은 가볍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 이미 쓴 편이 아닌가...
주의 깊게 보지 않은 나를 탓해야지..
글을 읽고 한 편씩 내 생각을 끄적여보는 것에서 나는 이탈을 택했다. 아니 어쩌다 보니 이탈이 되었다.
신기한 것은 똑같은 글을 읽었다 하더라도 내가 처한 상황, 당시의 관심사 등에 따라 느끼는 바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기치 않은 이탈이 오히려 좋았다.
주저리주저리 변명이 길었지만, 오늘 떠오른 것은 사회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소속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인간이기에 소속감을 가질 때 안정감을 느낀다. 그래서 새로운 대학, 새로운 동아리, 새로운 모임 등에 들어갔다면 어떠한 연결고리 때문이라도 그곳을 빠져나오는 기는 어렵다.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빠져나온 모임 또는 모임이 있다는 것이 알더라도 굳이 소속되지 않으려는 마음도 있다.
나의 성격적 특성이나, 가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으레 하는 인사치레처럼 모임에 못 나가서 아쉽다라던가, 상황이 안된다던가, 다른 사람의 안부를 대신 전해 달라는 인사치레로 정리되어 버린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 또한 유연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이 모임이 나랑 성격이 맞지 않아서 나는 더 이상 못 나가겠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면, 오롯이 내 생각이지만 이 말이 그 모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특성을 부정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는 관계, 그럭저럭 한 관계가 괜히 서로 불편해지거나 단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굳이 내 삶에 큰 의미가 없는 관계에 부정적으로 느끼게 할 필요는 없다.
요즘은 솔직함을 빌미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례한 언행인지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상황을 파악하는 사회적 눈치가 있다고 해서 사회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진짜 사회성이란 내가 나의 솔직한 이야기를 타인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전달하는 것이 진짜 사회성이지 않을까.
때로는 내 주장도 어필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적당히 상대를 맞춰주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