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 리뷰] 스며드는 폭력, 그 속의 나

우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차별의 구조에 물들어 있다.

by 모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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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낙인의 폭력성을 마주한다.

사회적 낙인과 차별은 한 개인뿐 아니라 집단 전체에게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보여준다.

그 폭력성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은밀하게 개개인에게 스며든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던 사람도 누군가 "정영희, 괴물같이 못생겼다."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정영희는 곧 그런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 말이 권력을 가진 자의 입에서 나온다면, 그 힘은 더욱 커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권력을 가진 이들이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놀라고, 심지어 기괴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는 특정 권력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차별과 낙인의 폭력이 결국 더 약한 존재를 향해 흘러가는 것을 보여준다.

약자 안에서도 더 약자를 향해...

무심코 지니고 있던 폭력성을 마주하는 순간, 답답함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사회적 약자보다 조금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약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대하는 것을 보며 욕이 나올 만큼 끔찍했다.

하지만, 마지막 정영희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내 머리를 스친 첫 마디.

"엇? 생각보다 안 못생겼는데?"

영화 내내 차별과 낙인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을 보며 치를 떨었지만, 결국 나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에 물들어 정영희를 평가했다.

내가 그들이 다를 바 있을까?

부끄러움이 스친다.


그만큼 우리 사회 속 차별의 구조는 무의식적으로,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몸에 배어 있다.

그래서 더더욱 의도적으로 멈추어 서는 순간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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