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사실 이 책의 뒷부분에서 다루는 해설에서 다루는 심오한 의미들은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 글의 표면에 드러난 메시지와 내가 느낀 감정에 따라 해석해 볼 뿐이다.
이 소설 속에는 죽음을 권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 선택을 하도록 돕는 인물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나는 깊은 두려움을 느꼈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내가 오롯이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나를 파괴할 권리까지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그 권리를 갖지 못한다면, 과연 누가 그 권리를 가질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죽음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끊임없이 조금씩 스스로를 파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도한 비난, 자책, 부정, 하다못해 식사를 거르는 사소한 행동조차 자기 파괴의 한 모습일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을 조금씩 갉아먹는 경험은 개인적인 문제이면서도,
동시에 세상을 힘들게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저 잠시라도 편해지고 싶은 뿐인데, 그것조차 쉽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들의 심정을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나를 파괴할 권리보다 어떤 이유에서든 나를 예뻐할 권리를 찾아보면 좋겠다.
'죽음을 선택한다'는 표현조차 쉽게 쓰고 싶지 않다.
세상이 고달파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해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절박할까.
다만 그것이 실제의 실행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에 그치기를 간절히 바란다.
꼭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