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킬러의 과거 (38)

by 민정배

킬러의 과거 (38)



화마가 휩쓸고 간 화재 현장에는 시신 총 네 구가 발견되었으며, 모두 한방에서 잠을 자던 선생님들이었다.

화재 원인을 수사 중이던 수사관은 발화 원인을 담뱃불에 의한 화재로 발표하였고, 네 명의 선생님들은 술에 취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불에 타 죽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질식사 후 불에 탔다.


수학여행의 마지막 밤을 불살라 버리자며 소리치고 밤새 놀던 아이들은 전부 대피해야 했고, 죽은 선생들은 자신의 몸을 불살랐다.


한 시간 전

누군가 501호 방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인기척이 없음을 확인한 후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맥주에 탄 수면제가 효과가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그것 때문인지 아니면 술에 취했는지 다들 대자로 뻗어 자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깨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면 안 되었다.

배를 발로 툭툭 쳐보니 다들 꿈쩍도 안 했다.


지저분한 방 안에서 썩은 술 냄새가 났지만 열려 있는 창문을 닫고 커튼을 꼭꼭 여미었다. 학생한테 압수한 양주가 많아 괴물들이 처먹도도 많이 남아 있었다.


남은 양주를 모두 바닥과 커튼에 부었다.


라이터가 필요했는데 찾을 필요도 없이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 옆에 잘 쓰라고 놓여 있었다.

이렇게 죽는 다면 다들 고통 없이 죽을 텐데 너무 억울했지만 지금 그냥 죽이는 편이 나은 듯싶었다.


커튼 아래에 괴물들의 썩은 옷가지와 두루마리 휴지를 놓았다.

제일 가벼워 보이는 괴물 하나를 질질 끌어 커튼 아래 옮기고 손가락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 한 개비를 끼어 넣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

불을 붙였다.

불붙은 두루마리 휴지는 재떨이와 신문지 사이에서 타오르기 시작했다.

제대로 잘 타는지 보고 싶었는데, 눈이 매워서 나가야만 했다.


나가면서 잊지 않고 방문 모서리에 큰 가방을 놓았다.

혹시 괴물 중 누가 급하게 나오려고 해도 가방이 문에 걸려서 문이 잘 안 열릴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


제발 불이 잘 타기만을 바라면서…


…….


세 시간 전

오늘은 유난히도 피곤해서 가고 싶지가 않았다.

찾는 소리가 안 들리기에 잠을 청하려 하는데, 누가 우리 방문을 열더니 선생이 찾는다고 했다.

그럼 그렇지, 오늘 같은 날에 날 안 찾을 리 없지 이런 생각을 하고 501호 방문을 열었다.


지난주에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는데, 괴물들의 호출이 왔었다.


괴물 네 마리가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한다는 소리가 저녁 안 먹었지 저녁 먹고 가였다.


미 X 놈들.

동그란 양은테이블 위에 있는 역겨운 음식을 보고 토를 할 뻔했지만, 결국 빈 소주잔에 술을 따르는 짓을 해야 했다.


오늘 또 이 역겨운 얼굴들을 보자마자 구역질이 났지만 참았다.

예전에도 해 본 적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괴물들 옆에 앉아 술을 따랐다.

신문지 위에 있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음식은 참을 만했지만, 수학 이 미 X 놈이 그의 허벅지를 만지는 것은 참기 어려웠다.


오늘은 수학여행 마지막 날이고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눈물이 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금 있으면 이 괴물들은 전부 불에 타 죽을 테니까…


……..


괴물들이 불에 타 죽고 난 뒤 수사관들이 물었다.

왜 학생은 그 시간에 대피하지 않고 501호 앞에 있었냐고…

불이 났는데 선생님들이 안 나오셔서 걱정이 되어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문은 잠겨 있었고, 아무리 두드려도 선생님들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문이 잠겨서 문을 열 수가 없었다고 했는데, 진짜로 나올 때 문 잠금 버튼을 누르고 나왔기 때문에 밖에서는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아무도 501호 문 앞에 있었던 진짜 이유를 모르는 것 같았다.

혹시나 누가 문을 두드리거나 소리를 쳐서 괴물들이 깨어날까 봐 그랬다.


불은 깨진 창문을 타고 위로 번졌으나, 더 이상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타는 방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 생각했다.


괴물들이 불에 타 죽은 이후에 한동안 그를 괴롭히는 존재는 없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세상 자체가 그에게 괴물이었고, 그 괴물은 매일매일

입을 벌려 그를 잡아먹으려 했다.


그냥 괴물에게 잡아 먹혀 죽는 것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왠지 자살하면 죽은 자신의 몸이 너무 추할 것 같아 싫었다.

죽더라도 예쁘게 죽고 싶었다.


죽지 않고 이왕 살려면 행복하고 싶었다.

행복한 적이 있었나 생각할 때 문득 불에 타 죽는 괴물들을 바라볼 때가 기억났다.

맞다.

그는 괴물들이 불에 타 죽을 때 인생 최고의 행복을 느꼈었다.

그것은 처음 느끼는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의 평화였다.


하지만 평화는 기다리면 오는 것이 아니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기로 했다.

의 아름다움을 시기하고 멸시한 괴물들을 차례차례 죽이기로….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이곳에 안주하려는 타성적 태도에서 벗어나 더 적극적이며 멋진 삶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를 했다.


사람을 몇 명이나 죽이고 나서야 군대에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왜 영화에서 연쇄살인마들이 죽인 사람의 물건을 보관하거나 기록에 남기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훈련소 입소 하루 전날에도 누굴 죽였는데, 아마도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토하는 것을 보고 죽였을 것 같다.

더럽고 냄새나는 것은 딱 질색이다.


군대에서 본격적으로 사람 죽이는 방법, 칼 쓰는 방법을 배우는 곳에 지원을 했는데 운이 좋아 합격을 했다.

그곳에서 너무 열심히 해서 난생처음 상도 받고 장기근무 제안도 받았다.


다행인 것은 예쁘게 생겼다고 밤에 집적거리는 X신들은 없었다.

만에 하나 이상한 짓거리를 하면 베개 밑에 있는 검으로 목을 따려고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들 피곤해서 잠자기 바빴다.


군대가 적성에 맞는 것보다는 사람 죽이는 연습이 너무 좋았고, 내 몸이 단련되는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거기서 진짜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은 많이 아쉬웠다.


사람 죽이고 싶어서 죽고 싶었다.


제대 후 전문적으로 사람도 죽이고 돈도 벌고 싶었다.


살인 기술을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무술을 배울 목적으로 태국에 갔다.


그리고 여자가 되는 법도 거기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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