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 (4)
검은 연기 (4)
‘뭐지?
저 여자 등에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왜 연기가 나는 거지?’
해주는 태연이는 이 연기가 안 보이고 자신만 보인다고 확신했다.
만약 태연이에게 저 연기가 보인다면 벌써 저게 뭐냐고 난리가 났을 테니까.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구나? 이름이 해주? 여자 이름 같네?”
여자가 말을 걸어왔지만, 해주는 검은 연기를 보느라 정신이 팔려 바로 대답을 바로 할 수 없었다.
‘무당이라는 사람들은 귀신이 보인다고 하더니, 내가 혹시 귀신이 보이는 것일까? 이걸 어떻게 믿어야 하나.
…………….
귀신에 씐 사람은 접신 굿을 안 받으면, 죽는다고 엄마가 말 한 적 있는데 귀신이 나에게 붙은 건가?’
이런 생각을 해주가 하고 있는 그때, 하늘로 올라가던 그 여자의 검은 연기는 어떤 형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다가 점점 희미 해져 가고 있었다.
“뭐 해! …. 어디를 그렇게 쳐다봐?”
해주는 태연이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아…. 아냐. 아무것도 아냐. “
해주는 짧은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제일 먼저 생각이 드는 건 태연이나 저 여자한테 자기가 본 검은 연기에 대해 얘기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저 연기는 무엇일까?
뭔가를 암시하는 것 같은데 혹시 저승사자? 드라마에서 저승사자가 죽을 사람을 데려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면 저 여자는 곧 죽어서 저승사자가 데려갈까?
만약 저승사자가 아니라면?
귀신일까? 원한을 가진 귀신이 사람의 등에 붙어 있는 걸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었다.
해주는 살면서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되었던 단어 중 하나인 ‘호기심’이란 단어가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 것만 같았다.
호기심이라는 것을 가지고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짜고짜 그 여자에게 물었다.
“어디 아파요?”
“하하하 내가 아파 보이니? 아냐 답답하고 우울해서 여기 놀러 온 거야.
근데 너 괜찮아?... 크게 놀란 모습인데…”
해주는 여자의 물음에 대답 없이 그저 멍하니 생각했다.
‘저 검은 연기가 저승사자라면 저 여자는 금방 죽을 텐데, 말하는 여자의 모습과 말투로 보아 어디 아파서 죽을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어디 산에서 돌이라도 굴러와서 깔려 죽는 걸까?
에잇 모르겠다. 오늘 밤에는 고양이나 빨리 죽이고, 내일부터는 이 여자가 진짜 죽는지 아니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지켜봐야겠다.’
해주는 저 여자가 어차피 죽을 거라면, 자기가 보는 앞에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이번 여행이 재미있는 여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밤
태연이가 잠이 든 것을 확인하고 해주는 인생 첫 사냥을 위해 마당으로 나왔다.
주머니에서 츄르라는 스틱 모양의 간식을 꺼내 냄새를 풍기자 고양이들이 모여들었다.
역시 무모하고 경계심이 없는 용감한 놈이 제일 먼저 당한다.
제일 먼저 달려온 새끼 고양이 한 놈을 잡은 다음 목에 칼을 쑤셔 넣을까? 아니면 배에 쑤셔 넣을까 생각하는 순간
'혹시 곧 자신에게 죽을 고양이도 검은 연기가 나는 걸까?'
호기심이 나타났다.
새끼 고양이의 등을 보니 검은 연기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두워서 연기가 안보이나?’
밝은 달빛에 비춰보면 고양이 등의 검은 연기가 잘 보일까 싶어서 새끼 고양이를 번쩍 들어올리고 잘 살펴보는데 검은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다시 보다가 그만 새끼 고양이가 손에서 쏙 빠져 도망쳐 달아났다.
‘하나 배웠다. 죽일 때는 가장 빠르게, 머뭇거리지 말고 죽여야 한다.’
해주는 검은 연기 생각에 비록 고양이 사냥에 실패했지만, 그 여자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지켜보는 것도 고양이 사냥만큼 재미있을 것 같았다.
‘고양이 죽이기는 나중에 하고 그 여자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
그런 생각이 들자 주머니에 있는 간식 전부를 새끼 고양이들에게 나눠 줬다.
아까 잡혔다가 도망갔던 새끼 고양이도 다시 돌아와 신난다고 해주의 발 사이를 뱅뱅 돌면서 간식을 받아먹었다.
자기가 해주의 첫 사냥감이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또 하나 배웠다… 기다리면 죽일 기회는 다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