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반격 (68)

by 민정배

반격 (68)



김대현과의 대화를 끝내고 장례식장 자리로 돌아온 황규는 마주 앉은 두 놈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오늘 가기로 한 데가 어디지?”


“네… 시흥에 새로 오픈한 업장에서…

상인연합회 회장하고 구청장과의 만남이 있습니다.”


황규는 그 둘의 눈에 비친 미세한 떨림의 진동에서 감추려던 거짓된 얼굴을 보았다.


“주소 찍어.

먼저 가 있어.


바로 갈게.”


“어디 잠시 들러야 할 곳이 있으신가요?”


배신을 품은 자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금방 끝나 …

거기서 보자”


황규는 지금 김대현 회장을 믿기로 했다.

아마도 업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나 밀실에서 작업할 것이기에 거기에 가면 안 되었다.

대신 그들을 끌어내야 했고 그다음에 가담한 놈들을 전부 잡아야 했다.


“아니다.

니들도 일단 내 사무실 같이 가자.

내가 소개할 사람이 있어.

끝나고 같이 가자.”


그들이 거절할 핑계를 대기 전에 황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주인 김 회장이 인사를 하기 위해 황규에게 다가온 순간 그는 김 회장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


“저 둘 말고 다른 놈들은 아닌 거지?”


황규는 지금 누가 배신의 라인에 줄을 섰는지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확실히 아닌 놈에게 지시를 내려야 했다.


“응… 여기서는 그래…”


해주가 틀림없이 저 두 사람이라고 했다.


“알아서. 연락할게.”


황규는 자신의 차량에 올라 수행하는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금 사무실로 간다.

조용하게 애들 대기시켜…

사무실에 도착하는 즉시 저 두 놈 잡는다.”


“네… 무슨 일로?”


황규의 수행비서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일단 잡아.

작업실에 가둬놓고 반항하면 적당히 숨 죽여…

그리고

오늘 우리 가기로 한 시흥 신규 업장 있잖아…

거기에 애들 보내..

아마 연장 깔고 기다리는 놈들 있을 거야...

다 제압하고 누구 지시로 대기했는지 그리고 뭐 하려고 했는지 죽여도 좋으니 밝혀 내!”


…….


황규는 늦은 밤 김 회장에게 문자를 했다.


“형…. 고마워.

내가 술 한잔 살게.”


…………


2달 뒤

이제 제법 봄바람이 불어오는 시기가 왔다.

모든 이들이 예상한 대로 조재헌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당선이 되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 임기가 3년이 남은 이 시기에 차기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조재헌 본인조차도 이번 선거는 대권을 위한 전초전으로 언론플레이를 했으며, 가볍게 서울시장의 자리에 올랐다.


여기저기에서 축하문자와 전화를 받았고, 그중에 김대현과 한수연에게 온 것도 있었다.


조 시장은 김대현을 믿고 한수연이 죽을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다른 루트를 통해 그녀를 처리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했다.


오랜만에 선거 사무실이 아닌 양재동 빌라에 온 재헌은 제일 먼저 심복인 엄길태를 불렀다.

길태는 조재헌의 배다른 동생으로 새엄마가 데리고 온 것이 평생 인연이 되었다.

길태는 공부 잘하는 형을 친형처럼 따랐고 재헌은 격투 선수인 그의 힘을 어릴 적부터 이용했다.

그 둘의 공생은 서로의 삶을 기대어 살아갔으며,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을 묶은 존재였다.


그런 둘의 관계를 주변에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단지 검사시절 인연을 맺은 관계가 아닐까 하는 추정을 했다.


“축하드립니다. 시장님”


“길태야…. 둘만 있을 땐 그냥 형이라 불러..”


“아닙니다. 잘못 버릇되면 안 좋습니다.”


“그래라… 그럼

내가 저번에 한번 알아보라고 한 것 있잖아.

김대현이 주변 인물 중 혹시 앙심이나 원한이 있는 놈 있는지?”


“최근 10년간 원한 살 만한 일은 없었습니다.

대신 최근에 부하 중에 한 명이 배반을 해서 처리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아마도 이 건이 김대현이 말하는 것과 겹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 정리했고 안정적으로 기업 운영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시킨 일은 하려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 아무 소식도 없는 거 보면…..

길태야… 난 그 김대현… 그놈 못 믿겠다.

쯧쯧…

영감이 그쪽에 일 시키라 해서… 하기는 했지만…

그놈한테 일 시키는 게 아니었어..

그런데 말이야…

입을 막아야겠는데…..

깡패 XX들끼리 싸우는 거 어떨까?

그러니까 내 말은 지들끼리 싸움 나서 김대현이 죽는 시나리오…

어때?”


“예전에 지방 건달 시절에 서로 앙숙이었던 놈이 있습니다.

조직이름이 구월 … 거기 우두머리 황규란 놈입니다.”


“좋다… 그놈 엮어서 김대현이 정리하자.

그리고 지금 유럽여행 중인 한수연이 말이야….

내가 저기…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그런데 있잖아… 응?

거기로 불러낼 테니

….

한수연이는 그쪽… 현지애들 시켜서 정리하자.

관광객 노린 강도사건으로…

응 어때?”


길태는 조재헌의 말에 대답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알아서 정리해.

그렇게 하자.”


“네… 알겠습니다.”


동시에 두 명을 처리할 시나리오 작업을 만들어야 했기에 엄길태의 손이 바빠졌다.


‘김대현과 한수연’


서울시장이 된 형이 노출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황규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 뭐가 있을지 생각을 해야 했다.


평생 머리 쓰는 일은 해 보지 않았지만 엄길태는 형의 대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두 사람의 제거에 남은 숨결까지 끌어모아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하면서 천천히 자동차 핸들을 움직였다.


…..


엄길태가 탄 차량이 조재헌의 비밀 빌라에서 천천히 나왔으며, 그 뒤를 따르는 또 하나의 차량이 있었고...

그 안에는 ‘다 찾는 세상’의 양현모가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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