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어떻게 하면 늘까요?
다시 한번 운전 도전하기
운전면허를 취득한 건 내가 이십 대 초반이었다.
그때도 사실 운전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엄마가 '방학 때 놀지 말고 면허나 따라!'라고 해서 할 수 없이 도전을 했던 것 같다.
그 후로 2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나는 초보다.
20년 동안 나는 운전을 할 기회는 많았고 심지어 난 중고차도 있었다.
어느날 아빠는 상의도 없이 중고차를 사 오셔서 내게 타라고 하셨다. 난 부모님께 차를 사달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 차는 내 맘에 전혀 들지 않았다.
차종도 굉장히 특이한 차였고(이런 차를 어디서 구해오신 걸까.. 너무 궁금) 무엇보다 너무 못 생겼다.
중고차를 받고 내가 기뻐할거라 생각하신 아빠는 '아이고 배부른 소리 한다!' 고 난리셨지만
물건을 살 때 기능보다는 디자인 위주의 소비를 하는 나에게는 정말이지 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차였다.
그 차가 마음에 안 들어서.. 라면 조금은 핑계겠지만
나는 그때도 운전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혼과 출산을 하고도 나는 제대로 혼자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었다.
애엄마가 운전을 안 하면 곤란한 일은 의외로 많다.
아기가 어려서 병원에 갈 때 나는 택시를 탄다.
가까운 거리지만 아이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을 때면 유모차를 30분 이상 끌고 갈 자신이 없다.
택시를 타면 왕복 1만 원이 든다.
병원비는 돌 전 아가라 700원이 나오고 약값은 1500원이 나온다.
심지어 우리 남편은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차는 늘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가 되어있다.
면허가 있는 나는 운전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첫째를 키울 때도 같은 상황이었고 아이가 사교육을 시작할 무렵 나의 운전은 더 문제가 됐다.
운전을 못하는 나는 차량운행이 가능한 학원이나 도보로 가능한 학원만을 보냈다.
'어디 학원이 좋다더라' 이야기를 들어도 차량이 없다면 아이를 보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혼을 하고 제일 아쉬웠던 건 운전이다.
아직 아이가 어리니 여기저기 보여주고 경험시켜줘야 하는데 나는 늘 지하철을 타고 다녀야 했다. 1박 2일 여행은 늘 서울시내에서만 가능했고(아이에게 뭐가 재미있을까 싶은 호캉스) 지방으로 기차나 버스로 여행을 간다는 건 내 게으른 성격상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뚜벅이로 버티고 버티다가 나의 둘째가 찾아왔다.
아 이제 정말 운전을 해야 할 때가 왔구나.
남편은 차를 아끼고 운전을 좋아한다.
가능하면 핸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 하지 않고 손세차를 즐길 만큼 차를 아낀다.
그런 남편이 나에게 핸들을 내어주며 운전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한다.
차를 아끼는 남편이 내게 운전대를 맡기겠다고 한 순간, 그 말이 마치 '이제부터 넌 운전을 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졌다.
첫째 때 운전을 안 해서 곤란한 일이 많았으니 나도 이제는 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고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운전 연수를 몇 시간 받고 남편과 시간이 있을 때마다 짧은 코스를 연습한다.
차선 변경도 어렵고 두렵다.
언제 차선에 들어가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고 사이드미러 보는 것도 아직 익숙하지 않다.
주차할 때는 핸들을 어디로 감으면 이 차가 어떻게 움직일지 한참을 생각해야 한다.
남편은 내게 운전을 가르쳐주며 아직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지만 내가 아주 많이 답답할 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열심히해서 둘째 아이 학원은 내가 데려다줘야겠다.
지금 아기가 0세니까 한... 5년은 시간 여유가 있다.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