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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채가게에서 일하기

이건 어떻게 먹는 건가요? 신기한 채소들

by 쭈우

일본어를 모르는 채 호기롭게 떠난 일본 워킹홀리데이.

난 야채가게에서 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집 앞 슈퍼 안에 있는 야채코너였는데 내가 맡은 일은 야채와 과일을 먹기 좋게 손질하고 패킹하거나 패킹 위에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었다.

제일 좋아하던 일은 파인애플 손질해서 컷팅하기!

커다란 파인애플을 심지를 자르고 먹기 좋게 일회용 그릇에 정리해 담는다.

그 작업을 할 때마다 파인애플의 향긋함과 상큼함이 군침을 돌게 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사과 한 번을 내 손으로 직접 깎아먹지 않던 내가 손질 고난이도인 파인애플을 직접 자르고 있다는 게 신기할 노릇이었다.

지금도 슈퍼에서 손질되지 않은 큰 파인애플을 보면 숭덩숭덩 자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끈적끈적 예쁜 오쿠라

일본 야채 중에 신기한 채소도 많았다.

단면이 별처럼 생기고 고추같이 생긴 채소다.

이름은 오쿠라[オクラ]라고 한다.

오쿠라는 열대지방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다.

이 야채는 지금은 냉동으로 한국에서도 종종 보인다. 자르면 별모양 단면이 예쁘다.

식감은 끈적끈적서 끈적함을 즐기는 일본인들은 오쿠라와 낫토, 마를 갈아서 밥과 함께 먹도 한다.

네바네바 덮밥(ねばねば丼)
끈적거리는 세 가지 재료로 덮밥을 먹는다는 게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건강에는 좋을 듯하다.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미즈나

다음은 미즈나 [みずな]라는 채소다.

이 채소는 샐러드를 먹으면 자주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못 보던 채소다.

생으로 먹어도 쓴맛이 적어 샐러드나 전골에 넣어도 좋다. 이 채소를 몇 년 전 마트에서 [경수채]라는 이름으로 파는 걸 봤다. 당시 가워하며 샐러드로 자주 먹었는데 요즘에는 마트에서 다시 사라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채소 같은데 왜 마트에 없는 걸까? 트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씁쓸함이 일품 고야


일본어로는 고야[ゴーヤ]라고 하고 한국어로는 [여주]라고 부른다.

이 야채는 제일 궁금한 채소였다.

이걸 대체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이런 채소는 한국에는 없는데.. 오이인가? 호박인가?

난 도깨비방망이같이 생긴 이 채소가 무슨 맛인지 어떻게 먹는지 너무 궁금했다.

같이 일하던 일본인 직원은 금해하는 나를 위해 요리를 해서 도시락 반찬으로 져왔다.

스팸과 계란 고야와 두부를 섞어서 먹는 볶음요리였다. 반달모양으로 잘게 자른 고야는 씁쓸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야의 식감은 탱글하고 뒷맛은 씁쓸한 게 몸에 아주 좋을 것 같았다.

이 요리는 오키나와 요리인데 고야참푸르라는 볶음 요리. 난 이 요리가 너무 좋아서 이번 오키나와 여행에서 사 먹기도 했다. 가족들에게 권했지만 고야의 쓴맛을 아는 가족들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




적응이 힘든 향기가 가득 시소

이 야채는 정말 할 말이 많다.

깻잎인 줄 알고 사서 집에서 고기와 한입 싸서 먹어보고 기함을 한 경험이 있다.

아마 나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이 야채는 일본 허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름은 시소 [シソ]

굉장히 향이 강하고 그 향은 아주 적응하기 힘든 독특한 채소다.

이 시소를 알고 나서 일본 슈퍼에는 깻잎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일본에 가면 생각지도 못하게 무방비 상태로 이 시소향을 접할 때가 있다. 샐러드의 드레싱이라던지 시소향이 첨가된 반찬이라던지.

난 시소 공격에 당하면 그 음식은 거부감이 들어 먹기 힘들다. 일본 현지에서는 그렇게 호불호가 심한 야채는 아닌 느낌이다. 내가 만난 일본인들 모두 시소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고수도 아주 좋아하고 향이 나는 채소를 좋아하는 편인데도 이 시소의 향은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

깻잎과 절대 헷갈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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