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 대협곡(沂水大峡谷)-동굴 이야기
중국 단오절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1박 2일로 이수(沂水) 천연동굴과 반딧불 동굴에 다녀왔다.
칭다오에서 서쪽 방향으로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산동성 이수(沂水) 시에 산동지하대협곡(山东地下大峡谷) 이라는 천연동굴이 있는데, 총 길이는 6,100미터이고 관광객에게 공개된 길이는 3,100미터이다.
4계절 내내 동굴 속 온도는 섭씨 17-18도를 유지하며, 천연동굴이 만들어내 절경과 화려한 조명이 어울려져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마지막 보트를 타고 동굴을 내려오는 길목에서 수백 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통제하는 관리인이 없다 보니 서로 보트를 빨리 타겠다고 무질서 속에 사람에 치이고, 사람 열기 때문에 비지땀을 흘리면서 40분 정도만에 겨우 보트를 타고 내려왔다.
저녁에는 이수 외곽에 위치한 호텔 온천을 이용해 온천에서 피로를 풀면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찾아간 곳은 반딧불 수동 여행지(萤火虫水洞旅游区)라는 곳으로 수목원, 나비 공원, 반딧불 동굴 등 산 전체를 관광지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수목원을 걸다 보면, 나비 공원을 가기 위에 산꼭대기까지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물론 걸기 싫은 분들을 위해 산 중턱까지 운행하는 코끼리 버스가 있다.
나비 공원은 아이들에게 자연학습 공간으로 너무 좋았지만, 나비들의 서식환경 때문인지 약간 습하고 너무 더워서 땀으로 샤워를 하고 나오는 느낌이었다.
다시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반딧불 수동을 만난다. 총 길이가 1,800미터의 천연동굴에 도마뱀 서식지와 지하 호수에 배를 타고 반딧불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무엇보다도 6월인데도 불구하고 무더운 날씨에 동굴 안을 들어가는 순간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머리를 박고 있는 것처럼 엄청 시원해 기분이 좋았다.
반딧불 수(水)동굴부터는 조그마한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데, 너무 어두워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호수동굴로 들어가던 순간 밤하늘에 수놓은 별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의 매혹적인 모습에 보트를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와~~"하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어릴 적 시골집에서 저녁이면 흔하게 만날 수 있던 반딧불이 어느 날 전부 사라져 볼 수 없었던 그들을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운 마음에 설렘과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 여행은 아이들이 책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어서 가족들 모두 좋은 추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