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밀 재배 풍경
중국에는 34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뉘었고, 그 중 제가 살고 있는 칭다오는 산동성에 위치하고 있다.
산동성은 예로부터 논농사가 되지 않는 척박한 토지로 주 농작물이 밀, 면화, 땅콩, 옥수수이며, 밀과 땅콩은 중국에 절반 이상이 산동성에서 재배된다고 할 정도 농업 생산량이 중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동성에 주식은 쌀이 아닌 밀가루이며, 식용유는 땅콩기름이다.
주식은 쌀밥 대신 밀가루로 만든 만투(馒头)라는 걸 먹는데, 속이 없으며 아무 맛도 나지 않는 하얀 빵이다. 산동인 들은 쌀밥을 먹으면 너무 빨리 소화가 되어 만투(馒头)를 먹어야 속이 든든하다고 한다.
회사가 도회지에 있는 관계로 출퇴근길이면 밀농사를 짓는 농부들을 자주 보는데, 밀은 초겨울 10월 말경부터 파종을 시작해 겨울철을 지내고 다음 해 3월쯤에 파릇파릇하게 올라온다.
5월이면 제법 밀을 모습을 갖추면서, 5월 말경쯤 서서히 황금빛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6월이며 산동성의 대지는 누런 황금빛의 밀밭으로 절정을 이룬다. 하지만 보이는 아름다움은 여기까지이다.
추수를 한 밀을 약 보름정도 자연 건조하기 시작할 때면 도로에 온통 밀을 깔아 차가 겨우 다닐 정도이다.
산동성 농촌지역을 가면 도로 위에 6월엔 밀을, 10월이면 옥수수나 땅콩을 건조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며, 건조하는 과정에서 곡물을 지키기 위해 동네에 나이 드신 노인들이 도로 위에 몸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움막을 짓고 생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처음에 보는 외국인들이 좀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농민들 고생에 비해 수확되는 돈이 너무 적어서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아픔이다.
중국은 아직 개인 소유의 땅이 허락되지 않는 나라이어서, 정부로부터 임대받는 땅과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의 땅을 빌려 소작해 버는 소득이 대략 평균 RMB25,000 (한화 4,500,000)/년 정도이다.(산동성에 위치한 공장 직원 월급이 년평균 RMB42,000 (한화 7,560,000)/년)
몇 년 전부터 농사짓을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임대한 농지에 대한 면세와 농촌 호구에게 여러 가지 세액 혜택을 주지만,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짓어 생활하기에는 턱없는 생활고로 인해 농사를 짓지 않고, 공장이나 서비스업종으로 옮기면서 중국 대륙에 넓은 토지의 대부분을 나이드신 노인들만이 남아 농사를 짓고 있는 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