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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자 JS MIN Apr 28. 2016

믿거나 말거나....

선무당

난 20살이전에 혼자만의 공간속에서 상상의 속의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꿈과 현실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았고, 귀신 꿈이나 데자뷰 현상등을 많이 경험했다.

그 후에도 꿈에서 현실에서도 귀신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래의 글은 그 중 하나의 이야기다.


대학 졸업 후 27살에 아버지 소개로 도색공장 영업부에 입사하였다.

회사에 지침으로 영업하기 전 공장에 제품을 파악하기 위해, 3개월간 수습기간 동안 현장업무에 배치를 받았다.


그때 현장에서 알게된 누나가 있었다. 이혼을 했고, 슬하에 3자녀를 키우면서 혼자 어렵게 살던 누나였다.


누나는 우리집에서 가까운 시장통 골목길에 작은집에서 살고 있었고, 집이 같은 방향이라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어느 주말에 누나네 집에 초대를 받아 점심을 먹으러 갔다.


누나가 밥을 준비하는 사이에 난 안방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고, 방안에 커튼이 쳐 있는 작은 공간이 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처음엔 남의 집에 함부로 만지는게 실례라고 생각해 커튼을 열어보고 싶어도 꾹 참았다.

그런데 자꾸 눈길이 쏠리면서 열어 보고픈 욕망이 나를 이겨 나도 모르게 몰래 숨을 죽이며 커튼을 열어 보았다.


커튼 뒤에는 제단처럼 꾸며 놓은 조그마한 밥상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벽면에는 할머지 사진 한장이 걸려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나를 무섭게 째려보는 느낌을 받아, 순간 놀란 마음에 얼른 커튼을 닫고 그 방을 나왔다.


그리고는 누나가 차려준 밥을 먹고, 안방에서 티비를 보면서 과일을 먹던 중, 누나에게 커튼 뒤에 뭐가 있는지 여쭤 보았다.


누나는 알 필요 없다며 처음에 대답을 안해줬다.

그런 누나에게 솔직히 누나가 밥 하는 사이에 내가 커튼을 열어 보았다고 얘기하였더니,

누나가 왜 함부로 열어보냐고 짜증을 내더니, 좀 있다 감정을 추스린 후 자기는 신을 내려 받았다고 말해줬다.


처음에 신을 내려 받지 않을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몸도 넘 아프고 도저히 버티지 못해서 신을 내려 받고는 그 후 몸은 아프지 않았지만, 남편과 원만한 생활이 되지 않아 이혼하고 자식들과 혼자 되었다고 하였다.

혜원 신윤복-무녀도

누나의 지난 과거 얘기를 들고 난 뒤, 그럼 누나가 모시는 신이 할머니냐고 여쭤 보았더니, 니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약간 놀란 눈으로 날 쳐다 보았다.


난 커튼 뒤에 본 내용대로 사진속 할머니 얘기를 해 줬더니, 누나는 그곳에는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엔 누나가 장난치는 줄 알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누나가 커튼을 열어서 확인 시켜 줄 때 난 등짝에 소름이 쫘 끼쳤다.

.

.

정말 사진이 없었다.

.

.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때 사진 속 할머니의 표정이 소름끼치게 생생하다.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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