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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Nov 05. 2018

마음공부가 필요합니다

육아의 길은 수행의 길

  처음에는 아기를 잘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육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러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하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것 아닌가. 마치 나 자신을 공부하게 하는 철학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나의 부모, 나와 부모의 관계까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어떤 철학책보다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육아책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었다.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마음자세'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사랑과 신뢰를 어떻게 잘 심어주느냐가 육아의 핵심 기본이었다.

 여러 권의 육아 책을 읽고 또 실제로 육아를 하다 보니 육아의 길은 수행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나를 키우는 일이라는 것을, 내 감정을 다스리고 인내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아마 지금 육아 중인 부모들은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내가 읽은 육아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글들이 담겨 있던 몇 권을 소개하고 싶다. 법륜스님이 쓰신 <엄마 수업>이라는 책 서문에 이런 글이 나온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과 같이 맞춰 살 마음의 준비가 덜 됐다 싶으면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래도 꼭 결혼하고 싶고 싶으면 결혼은 하더라도 자식을 안 낳는 게 좋습니다. 만약 자식을 낳겠다고 결심했다면 정말 그 아이를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 아이가 건장하게 자라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자식에 대한 부모의 의무예요. 그렇지 않으면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지 강아지를 사서 키우며 놀면 돼요. 남들 다 한다고 나도 따라 자식을 낳아서 왜 불행하게 합니까?'(인용 1)


   법륜 스님은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이 화목해야 하고(부부 사이가 좋아야 하는 것),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게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꼭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사이가 좋지 않은 집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가 없다. 부모의 눈치를 봐야 하고 언제 또 싸울까 불안해하며, 폭력이라도 휘두르게 되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갖게 된다.


   법륜 스님의 또 다른 책인 <스님의 주례사>를 보면 결혼 생활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른 조언들이 나와 있다. 결혼은 이득을 보자고 하는 것이 아닌데 상대방을 만나 이득을 보겠다는 욕심으로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혼 후에 조금이라도 내가 희생을 해야 하거나 양보를 해야 할 때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일 년에 여행은 몇 번을 가고, 집은 언제 사고, 차는 어떻게 하고, 가계는 어떻게 꾸릴까 등에 대한 상의는 하면서 어떤 가치관으로 인생을 살고, 자식 교육관은 어떻게 가질 것인지에 대한 깊은 대화는 몇 번이나 했을까? 나 역시 정말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던 것 같다. 사실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인생의 가치관이나 자녀 교육관이 확고하지도 않았다.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존중과 배려로 화목한 가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만은 내 경험 상으로도 확실하다. 성인이 되어서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싸운다는 사실을 알고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라고 위로를 했지만 어린 시절 나에게는 충격적이고 우울한 일들이었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행복할 수가 없고 세상에 나갈 힘도 없어진다. 부부간의 갈등이 없는 100% 완벽한 가정환경이란 드물겠지만 부부간의 갈등 상황은 최대한 지혜롭게 해결하며 아이들에게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어떤 가정을 꾸리고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깊이 한 후 아이를 낳아야 된다. 특히 엄마(또는 주 양육자)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법륜 스님은 아래와 같은 말씀도 하셨다.


'특히 여자는 자식을 낳고서도 혼자 몸일 때와 같은 연약한 여자의 심성으로 살면 자식을 잘 키울 수 없습니다. 이런저런 자극에 흔들리며 불안해하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된다고 성질내던 내 습관대로 아이를 키우면, 아이도 엄마처럼 불안정하고 분노가 많은 사람이 됩니다. 아이가 건강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하려면 먼저 엄마부터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인용 2)


   어린아이에게 엄마는 신과 같은 존재이다. 아이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사람인 엄마(또는 주 양육자)의 감정은 아이 양육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심리상태에 있고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파악해서,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조절하고 개선하여, 아이가 엄마를 중심으로 삼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엄마가 되는 길은 정말 수행의 길이 아닐 수 없다.


아이를 낳는 일보다 기르는 게 더 힘들다는 말에 백번 공감이 간다. 나조차도 흠이 많고 부족한 사람인데 한 아이를 키우려고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엄마(또는 주 양육자)의 태도는 아이와의 애착과 직접 연결된다. 최근 애착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와 관련되는 서적도 많이 출시되었는데 그중 <0~5세 애착 육아의 기적>이라는 책에서는 '애착'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또 자녀와의 애착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요소는 바로 '부모 자신이 경험한 애착'이라고 말한다. ‘아동가족상담센터’의 소장인 저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론은 어린 시절의 경험, 그중에서도 부모와의 경험이 항상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자 결론이었다고 말한다.(인용3)


   언젠가 TV에서 중년의 여성 연예인이 나와서 자신은 부모한테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 내 딸은 내가 사랑해주니까 딸에게 질투가 난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런 마음으로 그 연예인은 딸과 좋은 애착을 형성할 수 있었을까? 과연 딸을 사랑해주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연예인은 부모로부터 잘못된 애착을 경험을 했는데 잘못된 애착의 되물림을 끊지 못하고 딸과 잘못된 애착을 형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클 것 같다.


  사실 우리는 부모의 잘못된 점을 보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무의식 중에 비슷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모로 받은 나쁜 습관이나 상처를 내 자녀들에게 똑같이 주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책에서는 잘못된 애착의 되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부모의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① 공감능력


  ‘어느 누구도 고통스러운 사건과 감정을 떠올리면서 즐거울 수는 없다. 그것이 비록 지나가버린 과거일지라도 자신이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비참한 기분을 준다. 특히 그 상대가 부모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불쾌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고 싶었던 자신의 욕구와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의 심리적 고통을 돌이켜보자. 처음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겠지만 얼마 후엔 자신의 심술 때문에 고통받는 내 아이가 보인다.’(인용 4)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감정을 회상하고, 내가 겪었던 감정처럼 내 아이도 얼마나 힘들까...라고 공감할 수 있어야 된다고 한다. 고통적인 감정이 신체적 또는 정서적 학대 같은 치명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부모들이 쉽게, 큰 의미 없이 내뱉었던 말들에서도 상처를 받았듯이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② 자기 성찰 능력  


'많은 부모가 자신들의 경험에만 비추어 세상을 보고, 자신이 경험한 양육을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방식으로 생각하며 그대로 답습해간다. 이런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까지 보려는 능동적이고 복합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 성찰’이다. 자기 성찰은 사실을 넘어선 이면을 추론하고, 겉과 속을 구분하며, 사람들의 다양한 정신세계를 구분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말한다. 자기 성찰 능력이 발달하면 상황이나 사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으므로 문제 해결 능력과 공감 능력, 이해력이 높아진다.'(인용 5)  

   

  자기 성찰은 앞서 법륜 스님도 말한 바와 같이, 아이를 키우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파악하는데 집중을 한다. 아이의 기질을 잘 파악해서 거기에 맞게 양육을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여러 육아 서적을 보면서 그보다 먼저 나 자신이 어떤 기질의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점은 아이를 낳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 했던 부분이었다.


  나 자신을 완벽히 알기에는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 성찰을 하라고 하려고 하니 막연할 수밖에 없다. 성찰을 위해서는 명상과 독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명상은 막상 하려고 하면 온갖 생각에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마 진정한 명상은 끊임없이 연습하고 연습한 고도의 수행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그나마 좀 더 쉬운 방법은 독서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육아 서적을 읽으면 직접적으로 나와 아이를 연관해서 탐구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계속해서 육아서적에 관심을 가지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볼 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자.
그것만이라도 잘할 수 있으면 육아의 9할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인용 1)『엄마수업』, 법륜 , 휴, p15

(인용 2)『엄마수업』, 법륜 , 휴, p15

(인용 3)『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이보연, 예담, p4

(인용 4)『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이보연, 예담, p249

(인용 5)『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이보연, 예담, p25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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