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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Apr 04. 2022

우주를 공부하는 문과 엄마

존 헤어 <달 체험 학습 가는 날>

   사실 사람을 문과와 이과로 나눈다는 것은 억지스러운 일이다. 그런 기준이 자연스러웠던 시절, 나는 나를 당연히 문과로 진학해야 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고2로 올라가면서 문과반을 선택했고 대학도 인문사회 쪽으로 갔다. 그런데 살다 보니 왜 나는 당연히 나를 문과 쪽이라고 생각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억지스러운 이분법적 기준으로 봤을 때 나는 영어보다는 수학을 잘했고 국어보다 과학점수가 좋았는데도 말이다.

   

   나는 당연히 나를 문과 쪽이라고 '확신'했던 그 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시절 나의 머릿속엔 과학에 대한 로드맵이 없었다는 것이다.  과학을 그냥 학과 과목으로만 생각했지 과학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내 머릿속에 구체적인 그림이 없었다. 게다가 과학은 천재들의 영역, 남자들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에 내가 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의 깊은 내면에는 과학에 대한 관심이 남아있었나 보다, 대학 진학 이후로도 과학 교양수업을 들었고 지속적으로 일반 과학상식을 따라가고자 과학서적 종종 읽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과학을 알고 싶다는 욕구가 커졌고, 특히 우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너무 재밌게 느껴졌다. 우주에 대한 탐구는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문제와연결되었.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우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된 시대에는 더욱 우주에 대한 지식이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나의 유년시절에는 없었던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실 한쪽에 우주 섹션을 만들어 놓았다. 우주와 관련된 그림책들과 포스터, 사진, 지구본 등으로 구성해 놓았다. 

우주섹션과 지구를 알고있는 20개월 둘째

   우주 섹션에 꽂혀있는 그림책들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이도 즐겨 보는 그림책이 있다. 존 헤어의 <달 체험 학습 가는 날>이다.


  단체로 달 체험을 간 날, 혼자 낙오되는 아이 앞에 미지의 생명체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 생명체들은 아이가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매우 신기해한다. 몰래 그림 그리는 아이를 훔쳐보다 아이에게 들키게 되고 아이는 크레파스를 이 미지의 생명체들에게 건넨다. 크레파스를 들고 신나 하며 이곳저곳에 그림을 그리는 그들의 모습이 미소 짓게 만든다. 글이 없는 그림책이라 더 재미있고 마지막에는 따뜻한 여운도 남는다.

달에서 낙오된 아이와 미지의 생명체들


    언젠가는 달로 소풍 가는 날이 오겠지? 생각만 해도 신난다. 그곳에서 귀여운(?) 친구들도 만나게 되면 더 재밌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우주가 아득히 먼 곳이 아니라 즐겁게 여행을 가게 될 흥미로운 곳으로 만들어 준다.


   7살이 된 딸아이는 최근 태양계에 푹 빠져있다. 태양에서 가까운 행성의 순서와 크기 순서, 각 행성의 특징 등을 알아가며 즐거워한다. 나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데(기본적인 것도 몰랐던 것이 많아서 수준이 비슷할 때도 있다)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낸 것처럼 짜릿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앞으로도 나는 우주를 느끼며, 우주를 알아가면서 살아가고 싶다. 아이들이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함께 탐구해 나갈 계획이다.



 덧,

 최근에는 유튜브에 우주에 관련된 정보를 재미있게 영어 노래로 알려주는 채널이 있어 그것을 보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 흥이 절로 난다.

(주의사항: 영어로 되어 있지만 한번 들으면 계속 생각 )

https://youtu.be/mQrlgH97v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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