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물인 <꽃이 온 마음>은 22년 4월에 발행되었습니다. <꽃이 온 마음>에는 30가지 꽃과 그 꽃말을 담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 발행 후 인스타그램(@dalrainbow)에 작가 노트를 써왔는데요. 그 글들을 브런치에 재기록하고 아직 못다한 글들은 향후 두 군데 함께 게재할 예정입니다.
기록일 : 22년 6월 25일
비 소식이 계속 이어지네요.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빗물이 마치 눈물같아 이룰 수 없는 사랑, 사랑의 괴로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아네모네라는 꽃을 떠올리게 하네요.
아네모네는 한폭의 수채화 같은 꽃이에요. 보는 순간 반해버리고 말죠. 아마 바람의 신 제피로스도 그랬나봐요. 시녀인 아네모네에게 반해버리죠. 하지만 그에게는 꽃의 신 플로라라는 아내가 있었어요. 멈출 수 없는 제피로스의 사랑은 플로라가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버리고 둘의 사랑은 끝이나요. 치정극같은 전설이예요.
(이성 간의)사랑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했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사랑이 변하지 않을려면 같이 죽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었어요. 그것도 맛있는 떡볶이를 먹으면서 섬뜩한 결론을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결론은 변함없어요. 단 절정의 사랑을 간직하고 싶다면요. 그런데 사랑은 그게 다가 아니더라구요. 사랑은 여러모습으로 변하면서 지속되는 것 같아요.
가끔은 가슴 뛰던 청춘의 사랑이 그리울때도 있지만 지금의 편안함이 더 좋답니다. 사랑은 변해요. 변하는게 싫다고 죽긴 왜 죽어요, 살면서 함께 맛있는 떡볶이 먹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