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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민 라이트랩 Jan 18. 2024

브랜딩의 덫 : 모든 비즈니스가 반짝임은 아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깨달은 지루한 비즈니스의 가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개인의 의미가 회사의 구성원을 넘어서는 시대다. SNS의 부상과 함께, 사람들은 더욱 화려한 비즈니스를 추구하게 되었다. 널리 인정받고, 유명해지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브랜딩' 열풍은 제품, 기업, 심지어 개인에게까지 미치며, 모두가 브랜드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는 깊이 있게 쌓고 다지기보다는 빠르게 포장하고 알리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재벌 2, 3세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든든한 재산과 회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화려한 성공과 인정에 목말라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화려한 브랜드 비즈니스를 보며 미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 미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자신의 인정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몇 달 전, 투자계의 거장 찰리 멍거가 세상을 떠나면서, 워런 버핏과 그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워런 버핏은 투자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그의 혜안과 폭락 시점에 보유한 현금을 활용한 투자 전략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자 중 하나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주로 변동성 높은 투자자산을 다루는 회사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즈니스 모델이 예상과 달랐다. 회사의 자산 중 주식투자는 약 1/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현금과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기업들이다. 이 중 많은 기업들은 화려하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제 침체, 팬데믹, 심지어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도 멈출 수 없는 필수적인 사업들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은 대부분 화려하지 않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필수적이지만 눈에 띄지 않는 것들. 버크셔 해서웨이는 바로 이러한 시장과 기업을 찾아낸다. 단순히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이들을 인수하여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다. 안정적이고 일정한, 소위 말하는 '재미없는' 사업들 위에 화려하고 변동성 있는 드라마틱한 투자와 성과가 존재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재미없는' 사업들 위에 화려하고 변동성 있는 드라마틱한 투자와 성과가 존재하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이 '재미없고 지루하지만 필수적인' 부분에 있다. 그것은 화려하고 극적인 투자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과거를 돌아보면 대부분은 이러한 화려하지 않은 비즈니스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결과물이다. 새로운 세대는 이러한 '지루한' 사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랜딩과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시도가 때로는 기업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 자신도 화려한 비즈니스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남들이 인정하고 치켜세우는 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꼭 필요하고 단단한 가치를 찾아 쌓아가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이미 있다면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결국 이러한 가치가 '나락'과 같은 갑작스러운 몰락이 아닌, 단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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