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시작해 세종 도서 선정에 이르기까지
책 <빛의 얼굴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매년 선정하는 2022 세종 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되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인문도서로 얻을 수 있는 굉장한 영광이자 상을 탄 셈이다.
책에는 세종 도서 스티커가 붙고, 나라에서 종당 약 800만 원의 책을 구입해 전국 각 도서관과 공공기관에 기증한다고 한다.
마음먹고 처음 쓴 글이 책이 될 확률,
첫 책을 을유문화사에서 낼 확률,
그 첫 책이 세종 도서에 선정될 확률.
난 정말 어마어마한 행운과 복을 <빛의 얼굴들>을 통해 누리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이곳, 누구보다 나의 글을 먼저 읽고 좋아해 준 브런치와 구독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다시 보는 <빛의 얼굴들> 서문
많은 사람이 ‘조명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어 떤 빛 속에서 살아가는지, 또 어떤 빛을 만들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책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딱딱한 이론서, 또는 어딘가 거리감이 있는 번역서가 아닌, 우리가 사는 환경의 ‘좋은 빛’에 대해 누군가 제대로 이야기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늘 빛 속에 살아가기에 그 존재를 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사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빛이었다는 걸 깨 닫게 됩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교수이자 조명디자이너인 제니퍼 팁턴 Jennifer Tipton은 “사람들의 99퍼센트는 빛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100퍼센트는 빛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빛을 별로 의식하며 살지 않지만, 빛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우리의 주변에는 수많은 빛이 끊임없이 반사하고 투과하고 굴절하고 산란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빛 중 우리의 눈으로 향해 날아오는 빛으로 글을, 사물을, 세상을 인지하며 살아갑니다.
음질이나 음향을 배제하고 스피커의 형태와 재질, 브랜드만 따져서는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없습니다. 조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빛을 논하지 않고 조명의 형태나 재질만 생각한다면 좋은 빛을 가진 공간을 마주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빛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빛과 공간이 만들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빛에 대한 오해들을 풀고, 빛의 존재와 그 속에 사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될 때, 우리의 공간과 삶, 그리고 사 회가 어떻게 빛으로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이 책이 빛에 관심 갖는 사람들의 입문서가 되기를, ‘보는’ 행위를 하 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 가질 수 있는 빛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 그를 통해 각자 살아가는 공간의 빛이 더 좋은 빛으로 바뀌며, 나아가 우리가 사는 곳이 좀 더 좋은 빛 들로 가득한 세상이 되기를 꿈꿉니다.
제 글을 앞서 읽고 공감과 응원해 주셨던 분들과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김경민 편집장님, 사랑하는 가족들, 무엇보다 함께한 여행지에서 책에 실은 멋진 사진들을 찍어 주고 늘 옆에서 응원해 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