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조리원 일반실로 할게요

현설맘의 있어 보이는 육아

by 미니멀에듀 현설맘

8년 전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임신의 기쁨은 잠시 뿐.


결혼식 스드메처럼 출산에도 예약할 목록들이 촤라락 있어 계속해서 결정해야했어요.


그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산후조리원일 것 입니다.


출산 예정일이 나오자마자 빨리 예약을 걸어두어야

원하는 데 들어갈 수 있다는 산후조리원


그런데 선택사항에 날자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방에... 등급이 있었습니다.






"일반실, 특실, VIP실??"


친정, 시댁 형편 뻔하게 알고

목돈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한 나는 당연히

일반실을 선택했습니다.


일반실로 예약하는 순간

출산의 기대가 퇴색되고 불온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나름 백 단위의 큰돈을 써야함에도

일반실을 선택하는 순간 나뿐만 아니라

내 아이까지 저절로 일반인이 되는 것 같은 더러운 기분


결국 2017년 5월 예정일보다 6일 늦게

첫째를 제왕절개 해서 낳았습니다.

산부인과에서 3박 4일의 입원 기간을 거쳐

드디어 산후조리원으로 이동하였는데


고시원 분위기의 좁디좁은 산후 조리원 일반실.

잠깐이 아니라 여기서 24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조리원 내부를 왔다 갔다 하며

열려 있는 다른 방을 둘러보았더니

아... 비교가 바로 되더라구요

일반실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일반실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조리원 엄마들이 쉬는 공간에서 누군가 만나게 되면

자연스레 수다 타임이 시작되는데요

그때 우연히 들은 이야기 입니다

(아 우연이 아니라, 자랑으로 이야기 했을지도요)


"시댁에서 아이 낳고 수고했다고 조리원 비를 다 대주셨어요."


그래서 감사하다는 표현이지만

지원 없이 돈을 다 내는 나에겐 곱게 들리지 않는 이야기.

VIP실뿐 아니라 마사지 비용까지 다 대준 썰은 딴 세상 이야기 같았습니다.


나의 시댁은...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교류가 거의 없기도 했고요

첫 손주인데 10만 원 아니 20만 원이었나??

친정은 많이 주신 다해도 받으면 미안한 형편이라 생각도 안 해봤습니다…


출산하니 더욱더 경제적 형편이 두드러지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기쁘고 축복받을 일만 있을 줄 알았건만


결혼 전부터 강하게 쌓였던 열등감이

도리어 출산 후에 더욱 커져갔습니다.


그 당시 묵었던 일반실, 며칠있다 결국 돈을 더 내고 특실로 갔다


신기하게도 그 당시 나는 이런 상황이 이상하고 모순적인 것을 문제제기 조차 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있어 보이고 싶었는데,

그게 안 되는구나를 느낀 산후 조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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