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 공모전 13번째
프로젝트 엑스 1
이 모든 것은 엑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한 대형 가방 공장의 직원이다.
그런데 이 공장에는 한 가지 특별한 공정 과정이 있다.
바로 가방 밑단에 엑스자 모양을 새겨넣는 것인데
따로 재봉질을 하거나 물감을 들이는 것이 아니고
다만 가죽을 덧댄후
그 위에 나사를 돌려박아 엑스를 나타내는 것이다.
즉 열십자 모양의 나사홈이 엑스를 나타낸다.
부서는 여러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프로젝트 엑스란 명칭이 있는 부서인데
이 장소에서는
사람들이 보기에 좋을 나사 모양을 디자인하고
또 나사가 쉽게 떨어져나가지 않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한다.
나는 이곳에서 나사를 조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동료들은 나 말고도 두명이 더 있는데
그 중 한명은 내가 조인 나사 위에 볼트를 끼운다.
그럼 마지막 동료가 나사와 볼트를 함께 납땜질한다.
대단치 않은 기술이지만
우리는 이 방법을 특허내어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가방을 만들어냈다.
바로, 네 귀퉁이에 빛나는 나사가 박혀 있는 엑스가방.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가치가 됐고
사람들은 우리 가방에 열광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회장에게서 특별한 지시가 내려왔다.
모든 엑스 가방중에서 오직 한 개의 가방에만
특별히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나사를 박으라는 것이다.
나는 회장이 평소 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이런 괴의한 행동을 할 줄은 생각치 못했다.
다만 이것이 그가 그의 아내에게 줄 결혼기념물 선물이란 이야기를 듣고나자
겨우 이해가 갔다.
다이아몬드는 미리 아름답게 세공 되어진채로 우리에게 전달됐다.
나와 동료 그리고 항상 깨진 안경을 쓰고 다니던 또 한명의 직원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가방을 만들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그리고 회장에게 특별 소포로 그 가방을 보냈다.
하지만 퇴근을 하기위해 다시 사무실에 들어섰을때
난 방금 보낸 가방이 잘못 포장됐다는 것을 알았다.
소포로 떠난 가방은 일반적인 엑스 가방으로
나와 동료들 사이에서 뭔가 착오가 일어난 모양이다.
우리는 부리나케 다이아몬드가 박힌 가방의 장소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미 그 가방은 시중에 출시가 되어버렸고
선글라스를 쓴 여인이 그 가방을 사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급하다.
엑스 가방은 그 가방만으로도 가격이 엄청나지만
회장이 보낸 다이아몬드는 시가로 총 50억이 넘는 물방울 보석이다.
셋은 이제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동료가 나에게 그 제안을 하기 전까지는
머릿속에 막막한 어둠만이 펼쳐지고 있었다.
‘찾으러갑시다’
동료는 저 여성이 구입한 가방을 다시 돌려받자고 했다.
어차피 여성은 저 다이아몬드 가방의 진짜 가치를 모를테니
일반 엑스 가방을 두 개 주고
저 가방을 되돌려받으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렇다 간단한 일이다.
나는 그의 말에 즉각 찬성을 했다.
하지만 안경을 쓴 직원은 이 일에 참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긴 그건 그렇다.
그는 사실 시력이 매우 나쁘다.
살짝 깨져 금이 간 그의 안경은 실은 그냥 장식용이다.
안경을 맞추지 않는 이유는 난시와 근시가 동시에 있기 때문에
복잡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었다.
그는 대신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뛰어난 실력으로 우리 프로젝트 엑스 부서에 들어왔다.
난 그렇게 하라고 했다.
어차피 가방을 돌려받는데는 많은 사람이 필요없을테니까.
결국 나와 동료는 안경 직원과 헤어져 차에 올라탔다.
회사에는 휴가서를 냈다.
사유는 1년동안 부서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으로 입을 맞췄다.
다행히 상부에서는 허락이 떨어졌고
우리는 쇼핑 점원에게서 전달받은
그 여성의 회원 주소를 기준 삼아 그녀를 찾아갔다.
한 집이 보였다.
문을 두드린다.
그러자 그녀의 모습이 인터폰 화면에 비친다.
그녀 옆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나와 동료는
미리 맞춘어둔 거짓말을 시작했다.
바로 구입한 가방에 무시무시한 시한폭탄이 들어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특별한 임무를 받고 폭탄 가방을 제조중이였는데
출하과정에 문제가 생겨 그것이 출시되었다.
대신 그것과 똑같은 가방을 두 개를 줄 테니
가져간 가방과 바꾸자고 말했다.
단순히 가방을 교환하고자 하면 수상하게 여길것 같아
시한폭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수를 생각해본 것이다.
그런데 여성이 뜻밖의 말을 한다.
‘안돼요’
그녀는 자신이 이 가방을 남편 몰래 구입한 것이라
세간에 이 일이 알려지면 매우 곤란하다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돈을 쥐어주고 입단속을 시켰다.
나와 동료는 그 가방에 폭탄이 들어있다고 외쳤지만
그녀는 매몰차게 문을 쾅 닫아버렸다.
어이가 없다.
난 이 일이 매우 간단하게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우리 또한 세간에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되는 건 피차일반이라
다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동료가 가방을 몰래 훔쳐나오자는 제안을 했다.
어차피 50억이면 평생 빚쟁이로 살다가 총에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차라리 이번 한번은
눈 딱 감고 도둑질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난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까지 그녀의 집에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다.
얼마후 몰래 그녀집의 담을 넘는다.
동료의 어깨에 올라타서 지붕위로 올랐다.
그리고 열려있는 창문을 밀어 집에 들어선다.
나무 바닥에서 끼이익 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멈춰섰다.
어떻게 해야한다.
소리가 너무 크다.
그런데 마침 아래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생각치도 못한 상황이군’
‘그래요 폭탄을 구하는 중이였잖아요’
‘그 바보들 말을 믿는거야’
‘하지만 느낌이 와요. 그들은 거짓말 하는게 아니였어요’
‘설사 그게 진짜 폭탄이라고 쳐도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할거지’
‘계획을 짜야죠. 근데 잠깐만요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숨을 죽였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것을 감수하고 뒷걸음질을 쳤다.
뭔가가 달려온다.
나는 열린 창문을 통해 급히 지붕에서 뛰어내렸다.
‘누구야!’
지붕을 굴러 바닥에 떨어졌다.
다리에서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난 즉시 한 발만 사용해 정신없이 도망을 쳤다.
폭탄이라고?
그게 무슨 말인가.
저들이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거지.
그런데 땀범벅이 된 내 손에 종이쪽지 하나가 쥐어져 있다.
맞다.
나는 방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탁자위에 놓인 종이 하나를 무심코 집어들었다.
종이를 펴보니 굵직한 글자가 적혀있다.
그건 어떤 가게의 주소였다.
프로젝트 엑스 2
‘이게 어디지’
‘글쎄’
나와 동료는 숫자로만 적혀있는 그 주소를 멍하니 바라봤다.
현재로서는 이틀밖에 없는 휴가동안 반드시 가방을 찾아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뜻을 맞추고 종이에 적힌 주소를 따라 이동을 했다.
당구장이 보인다.
그런데 창문에 붙어있는 두 개의 큐대가
꼭 엑스처럼 보인다.
계단을 올라 입구에 들어서니
어떤 남자가 당구를 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하나도 없고 몹시 조용하다.
그런데 그의 모습이 이상하다.
그는 아까부터 당구공을 단 한 번도 치지 못하고 계속해서 헛질만 했다.
당구를 평소 잘 치던 내 동료는
이제야 긴장이 풀린 듯 웃음소리를 내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가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얘기했다.
‘당신들 알고 있소’
그를 쳐다봤다.
‘어제 그녀의 집에 들어갔지’
나는 놀라서 무엇을 알고 있는지 그에게 따져 물었다.
‘기다리시오 지금은 때를 기다리는 중이니까’
그는 품속에 있는 리모콘을 꺼내서
가장 위에 있는 단추를 눌렀다.
그러자 당구대 위에 올려져있던 공들의 색깔이
점차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전히 투명해지자 안에있는 기계의 모습이 드러났다.
카메라였다.
‘이건 고성능 CCTV요 24시간 그들의 집을 구석구석 관찰하고 있지
당신들은 어제일자 CCTV에 등장하더군‘
그가 다시 리모콘을 누르자 우리가 덤불속에 숨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매우 유능한 실력자요.
조금만 운이 나빴다면 오늘 그대들과 내가 만날수 없었겠지‘
꿀꺽 침을 삼켰다.
‘혹시 이런 생각중이오.
왜 우리가 이런 황당한 상황에 휘말린걸까라고
그렇다면 나도 같은 생각이오,
어째서 그대들같은 찌질이들이 이와 같은 상황속에 들어와버린거지‘
내가 그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데
동료가 이미 남자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있다.
‘진정해요. 진정해’
그가 옷깃을 여미고 다시 말한다.
‘생각보다 쓸만하군 최소한의 성격도 없는 인간들은 아니였어
그렇다면 얘기하지 나도 당신들 사정을 잘 알고 있소.
매우 급박한 상황이지? 50억 짜리 다이아라‘
그를 다시 봤다.
눈이 반짝거린다.
‘50억이면 정말 어마어마하군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건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요 안 그렇소?‘
그가 또 다른 CCTV를 보여준다.
그러자 어제 보았던 그 여성이 우리가 찍혀있는 사진을 향해
다트를 날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대들은 지금 제 일의 표적이 된 상태요.
저 여성의 별명은 TWO라고 하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짐작가는게 있소?‘
내가 투라는 그의 말을 읊조리자 입에서 침이 튀어나간다.
요원이 그 모습을 보고 웃는다.
‘이틀이요. 단 이틀이면 그대들을 찾아가 죽일수 있다는 뜻이지
그것이 저 요원의 행동양식이지.
하니 어떻소 난 지금부터 당신들과 거래를 할 생각인데
조금만 협조적으로 나오면 그대들의 목숨이 며칠간 더 유지될수도 있소‘
머리를 긁적인다.
이게 무슨 말일까.
우리 목숨이 위험하다고?
상황이 잘 와닿지 않았지만
그는 추가로 여러 가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곧
나와 동료는 우리가 정말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는 걸 직감했다.
내가 어떻게 도우면 될지 물었다.
‘좋소. 일단 돕겠다고 했으니 내 소개를 하죠.
난 요원 엑스요. 팀 엑스 소속이지.
특기는 저격.
취미도 저격.
하는 일도 저격이요.
그러니까 당신들이 할 일은 단순합니다. 내 미끼가 되어줘요‘
그는 손가락을 들어 당구 큐대의 머리 부분을 잡아뺐다.
그러자 검은 총구가 보인다.
‘이건 저격총이요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상대가 움직이고 있을때는 아주 쓸모가 없소.
더군다나 저 여성 요원은 작업중엔 절대로 멈추지 않지‘
요원이라고?
내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요원 엑스가 말한다.
‘아까 말했듯이 저 여성은 TWO라고 불리고 있소.
하지만 그 전에는 요원 TWO 였고.
오래전 나와함께 팀 엑스에서 일했소‘
그가 자세한 상황을 말한다.
‘저 여성이 찾는 건 어떤 폭탄의 기폭장치요.
근래 미국과 한국의 우호적 관계는 매우 오랫동안 지속이 되어 왔지만
저들은 지금 그것을 바꾸려고 하고 있죠.
뭐 나는 외교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소.
다만 저들의 계획이 성공했을 경우
현재와 같은 한국 사회의 안정은 더 이상 바라기가 힘들어지겠지.
저들은 한국의 주요거점에 폭탄을 터뜨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인으로 신분을 위장해서 말이죠.
자 그렇다면 우선
저들이 어디를 노리고 있는지를 아는것이 중요하겠지만
지금 그것은 다른 요원들이 조사중이고
우리의 일은 따로있소‘
‘그게 뭐죠’
동료가 물었다.
‘그들이 첫째로 노리는것은
아까 말했듯 시한폭탄의 기폭장치요.
그런데 지금은 은행 금고에 보관이 되어 있지.
하지만 은행에 몰래 들어가
그 금고를 열기위해서는 암호해독 전문가가 필요한데
그들이 곧 그 사람을 찾아갈거요
물론 그 전문가도 우리 요원중 한명입니다‘
내가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엑스 가방을 폭탄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요원이 웃는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오, 가방에 폭탄이 있는지 없는지 쯤은 이미 확인했겠지
다만 그대들을 유인하기 위해 항상 가방을 소지하고 있을겁니다‘
그는 우리에게 할 일을 설명했다.
‘나는 그걸 역이용할거요.
암호 해독가는 지금 백화점에서 잠복 중인데
사주 카페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그녀와 접선하기로 되어있지.
당신들은 그 카페의 구석에 대기하고 있다가
그녀가 나타나면 미리 준비한 엑스 가방을 들고 그녀에게 부딪히시오.
그럼 그녀가 자신의 가방을 찾으려 가게를 헤맬것이고
잠깐의 틈을 타 내가 그녀를 저격할거요‘
우리는 요원과 약속 시간을 잡고
회사로 돌아가 엑스 가방을 대량으로 가져왔다.
난 가방을 가져오면서 창고에 널리고 널린 이 가방들이
흔한 나사 하나를 붙이는 것으로
값비싼 브랜드 가방으로 변신한다는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백화점에 도착해 카페에 앉아있던 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며 자신의 손바닥을 내민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엑스자 모양의 손금이 보인다.
우리는 그의 대각선 위치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후 전화가 울렸다.
그녀가 가게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나와 동료는 숨을 죽였다.
문 앞에 그녀가 보인다.
그녀는 타로 요원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나와 동료는 준비해둔 가방을 들고
그녀의 뒤로 곧장 달려가 어깨를 부딪쳤다.
당황한 여성이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가방을 찾으려 엎드렸는데
갑자기 픽 소리가 나며 그녀가 쓰러진다.
타로 요원이 얼굴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우리가 알고있던 여성이 아니다.
전화가 다시 울린다.
‘속임수요. 그녀가 은행 앞에 나타났소
지금 그 여성은 그녀와 똑같이 분장을 한 다른 요원입니다‘
프로젝트 엑스 3
요원 엑스와 접촉한다.
그는 시간이 없다며 서두를 것을 요구했고
우리는 차에 타서 대화를 했다.
‘생각지도 못했소.
은행 CCTV에 찍힌 그녀는 진짜 엑스 가방을 맡기고
은행 점장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더니 그대로 은행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군‘
요원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엑스 가방이라면
그리고 TWO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은행에서 꽤 귀한 대접을 해줄 거라고 말했다.
즉 담보 물건으로서의
물방울 다이아몬드는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군 그녀는 애초에
그 가방을 담보로 삼아 암호해독가 필요없이
곧장 금고에 들어갈 생각이였군
하지만 이렇게 훤한 대낮에는 경호원들이 많을텐데‘
차를 달리던 요원 엑스는 은행을 발견하자마자 급히 커브를 틀었다.
여성 요원은 이미 은행 바깥에 나와있다.
팔에서 피가 뚝뚝 흐른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트럭 하나가 여성 앞에 멈췄다.
그리고 그녀를 차에 태운다.
요원 엑스는 차에서 재빨리 뛰어내려 들고있던 저격총으로
차의 바퀴를 쏘았지만 총알이 모두 튕겨나갔다.
그는 벙찐 표정으로 은행에 들어가더니
잠시후 무장 경찰들을 무더기로 끌고 밖으로 나왔다.
많은 양의 피가 바닥에 흥건하다.
‘걱정마시오. 다들 기절 했을 뿐입니다.
이 피는 그녀 것이에요
완전 무대포군요 예상이 모두 빗나갔어요‘
그는 다시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요원 엑스의 전화가 울린다.
그는 뭔가 이야기를 하더니 엑셀을 급하게 밟았다.
‘현재 그녀가 병원에 들어섰다는군요.
거기도 우리 요원이 있소
지금부터 그곳으로 갑니다‘
요원엑스는 매우 빠르게 차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멀리 적십자 모양의 병원 마크가 보인다.
이제 엑스 요원들의 표시에 대한 감이 잡힌 우리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것이 엑스 모양임을 확인했다.
차가 멈춘다.
그러자 요원 엑스는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급하게 문을 열어 어디론가 달려갔다.
프로젝트 엑스 4
총 소리가 난다.
놀란 나와 동료가
헉헉대며 병원안에 들어서니
요원 엑스와 의사옷을 입은 또 다른 사람이 쓰러져있다.
끊어진 끈이 보인다.
내가 외쳤다.
‘무슨 일이에요’
요원 엑스가 가방을 내민다.
‘가방을 회수했지만 또 다른 적이 있었소 얼굴이’
그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깨진 안경을 쓴 사람.
바로 우리 부서의 동료 안경 직원이다.
나사와 볼트를 접합하는 마지막 담당 직원.
하지만 그가 여긴 무슨 일이지.
순간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깨진 안경의 금 모양.
엑스구나!
나는 요원에게 받았던 가방을
다가오는 안경 직원을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안경 직원은 마침 쓰러진 요원 엑스의 목숨을 끊으려던 찰나다.
가방이 안경 직원에 팔에 강하게 맞는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고
순식간에 둘을 바닥에 넘어뜨렸다.
‘탕’
요원 엑스다.
안경 직원이 가슴에 총을 맞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나와 동료를 내려놓고
병실 끝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창문을 깨어 어디론가 사라진다.
유리파편이 바닥에 튄다.
엉망진창인 병실.
요원 엑스는 목을 켁켁 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안경 요원이라니 죽은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는 정신없어 하는 우리를 향해
다시 그들을 찾으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 이런 갑작스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그건 내 동료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결국 둘다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못할때
떨어진 가방 곁에서 뭔가를 발견했다.
힘겹게 그것을 확인한다.
그건 작은 편지봉투였는데
엑스 가방 밑단의 작은 틈 사이로 절반이 살짝 삐져나와있었다.
아마도 아까 안경 요원을 가방으로 가격했을 때
가방 밑단의 나사와 볼트의 접합부분이 부서져 버린것 같다.
편지를 마구 뜯는다.
그러자 놀라운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당신은 엑스맨입니다’
일동이 아무런 말이 없이 편지를 봤다.
음성 녹음 스피커가 동봉되어 있는 봉투에서는
계속해서 늙은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어딘가 낯이 익는 그 글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일하는 프로젝트 엑스 부서에 들어가려면
항상 회장님의 싸인이 붙어있는 문을 열어야만 하는데
이건 바로 그의 글씨다.
또 이 목소리는 우리 회사 회장님의 목소리...
‘지금쯤이면 이 글을 읽고 있겠지.
내 예상으로는 아마 옛 요원 TWO가
자네들을 앞질러
폭탄을 설치하러 도망갔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가?
급박한 상황이겠지만
여간 당황스러운게 아닐테니 내 소개를 하겠네.
난 엑스 그룹의 회장이자 팀 엑스의 총 책임자인 팀 커맨더네‘
풉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너무 진지한 상황이라 안면을 비틀며 웃음을 참았다.
‘오래전 우리나라에서는 특수요원들로 이루어진 비밀단체 팀 엑스를 만들었네.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극비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사대
즉 한국의 007같은 것인네만
바로 그 조직이 분열이 된 사건이 있었지.
사건의 정황을 자세히 알려줄 시간은 없지만
다만 그 일로 인해 팀 엑스 요원들은 서로 대치하게 되었고.
지금 요원 투가 속해있는 곳이 우리와 뜻을 달리하는 곳이라네.
그런데 1년전쯤 내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에 한 사내가 직원으로 들어왔어.
얼굴을 본적이 없어 처음에는 몰랐지만
사실 그는 초창기 팀 엑스에 소속되어 있었던
안경요원이였지.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성형수술을 했는지
예전의 얼굴이 남아있지 않더군.
그는 언젠가 내가 지시한 폭파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에 사망했다네.
그리고 그날의 임무 도중 이미 양 눈을 실명했다고 들었지.
이후로도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나는 처음에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믿을만한 정보통이 전해준 이야기 때문에
그를 회사에 들이고도 몇 번이나 의심했었지.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이 멀쩡히 보이는 사람처럼 행동했네.
자네들 혹시 안경 직원에게 시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믿을수 있겠나‘
나와 동료는 할 말이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그의 눈은 마이크로 센서가 들어있는 의안이네.
그리고 의안을 장착한 안경 요원은
다른 요원들과의 연계를 통해 나를 감쪽같이 속였지.
그가 남다른 손재주 덕분에
프로젝트 엑스 부서에 들어왔을 때
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네들의 작업 순서를 일부러 바꿔가며 일을 시켰지.
그런데 어느날 그가 자신이 해야할 순서를 순간적으로 헷갈려 버린거야.
바로 볼트를 덧대야 하는 순간에 나사를 조이는 동작을 한거지.
자네들도 기억나겠지.
완벽했던 그가 유일하게 실수를 했던 날‘
어느덧 엑스 요원이 다가와 뒤에서 편지를 보고 있다.
‘말이 길어졌네 아무튼 난 그때부터 자네들을 팀 엑스에 집어넣기로 했다네.
대신 아무도 모르게 말이지.
난 안경 요원을 뒷조사해
그들이 어떤 타겟을 정하고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냈어.
하지만 만약 우리가 많이 아는것처럼 움직이게 되면
저들이 미리 눈치를 채고 계획을 바꿀수가 있기때문에
그대들에게는 먼저 알리지않고 비밀리에 엑스맨으로 뽑은것이네‘
엑스 요원이 나를 위 아래로 훑어봤다.
도무지 납득할수 없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앞으로 자네들은 엑스 원이네.
편지 뒤를 보면 그들이 정한 타겟의 위치가 나올거야.
자네와 지금 옆에 있는 동료는
안경 요원이 폭탄을 설치했을 때
그것을 해제할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지.
세계에서 그 나사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세 사람뿐이라는걸 알고있지?
그는 폭탄을 설치할 때 아무도 해제할수 없도록
엑스 나사 공법을 사용할텐데,
자네 둘은 그 삼단공법을 알고 있으니 지금으로선
우리팀의 유일한 구세주네
그러니 이렇게 부탁하네만 반드시 해제하게‘
나는 엑스 요원을 쳐다보았다.
‘맙소사 엑스 원이라니’
그가 기가막힌다는 얼굴을 했다.
마지막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많이 본 이름이라 익히 알겠지만 지금부터 이 작전의 이름은
프로젝트 엑스라 명칭하겠네 잊지 말게나’
잠시후 종이가 펑하고 불타 사라졌다.
‘이런 지도는! 지도가 사라진거요?’
요원 엑스가 놀라서 우리에게 물었다.
그러나 나와 동료는 어깨만 으쓱했다.
동료가 말한다.
‘공장에서 가방 설계도만 이십년동안 제작한 우리들이
한번 본 지도를 잊을 리가 없죠‘
요원 엑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요원 원은 대단한 사람이였소.
초창기 팀 엑스의 정신적 지주였지.
그런데 커맨더가 당신들에게 그런 칭호를 붙인 것을 보면
나이가 들어 정신이 나가셨거나‘
병원에 적막함이 감돈다.
‘그게 아니라면 당신들이 이제부터 큰 활약을 하게되겠군’
바닥 아래에 동그란 나사 하나가 데굴거린다.
아까 가방을 요원에게 휘둘렀을때 떨어져나간 나사 한 개다.
하지만 저 작은 나사 하나에 그런 중요한 사안이 걸려있다고?
나는 허리를 굽혀 나사를 집었다.
그리고 요원 엑스에게 악수를 청한후
머릿속에 펼쳐진 약속의 장소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