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지휘자

김자까의 오분 글쓰기

by 김민관
33번째 사연:너무 바빠서 분신술이라도 쓰고 싶네요



어릴 땐 저 별들이 손바닥에 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어릴 땐 나를 쫓는 저 달과 언젠가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요새 참 바쁘다. 그리고 보람찬 하루라고 자부하고 있다. 계속 잘하고 싶은데 일이 많으니 놓치는 일이 생긴다. 이왕이면 더 잘하고 싶다.
그러나 나의 몸은 하나다. 두 개로 늘이는 방법이 없을까?

공교롭게 난 원숭이띠다. 손오공처럼 분신술을 쓸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간절히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손오공은 만화 주인공이고 실제 원숭이는 동물원에 갇혀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일을 끝내고 길을 걸으며 오늘도 끝내지 못한 일 때문에 나의 역량을 탓하게 됐다.
손이 조금만 더 컸다면.
저 별을 손에 다 담을 수 있을까?

하늘에 몇 개 되지 않는 별을 손으로 휘휘 젓는다.
요렇게?
아니면 여기서부터 사선으로?
어느 쪽이든 별은 멀어서 내 작은 손으로 손쉽게 가름할 수 있다. 손을 눈앞에 두면 하물며 하늘도 전부 가둘 수가 있다. 하지만 진짜 별과 하늘은 빠른 잠자리처럼 절대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상상대로 몸이 열두 개로 늘어난데도 진짜 별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실은 알고 있다.
내 바람은 사실 이 순간을 외면하고 싶은 거라는 것도 안다.

내가 열두 명이 되면 일의 부담감을 서로 나눠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에게 내 일 아니라 떠넘기다 그렇게 문제가 중간에서 공중분해되기를 꿈꾸는 거다.
그래서 하루라도 마음 편히 쉬어보기를.

숨을 크게 마셨다. 그래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별이라면 내가 별을 그리는 것은 어떨까.
아래서 위로. 위에서 사선으로 내리고. 다시 왼쪽 그리고 오른쪽.
마지막은 아래로.
그렇게 내 손으로 별을 그린다.
지휘자가 된 느낌이 든다.

제목:내 삶의 지휘자 되기

오분 글쓰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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