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정원

by 민만식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 세상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태초에 하나님께서 정성스레 빚으시고, 우리에게 선물로 건네주신 거대한 신비의 정원이다. 창조의 순간, 세상을 향해 쏟아졌던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축복은 지금도 여전히 산맥의 능선과 강물의 물결, 그리고 우리가 내뱉는 숨결 속에 맥박처럼 뛰고 있다.


하나님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에게 맡기시며 세 가지 소명을 주셨다. 돌보고, 섬기며, 누리라는 것. 이는 세상을 지배하라는 권위적 명령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를 향한 깊은 배려와 사랑의 실천을 의미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은 그 신뢰를 잃어버렸다. 우리의 필요를 넘어서는 끝없는 욕심과 이익을 위한 파괴는, 본래 경이로움으로 가득했던 자연의 얼굴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 오염된 공기와 훼손된 숲은 어쩌면 우리 내면의 일그러진 욕망이 투영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은 이 세상과 단 한순간도 분리될 수 없다. 우리는 이 세상의 품 안에서만 비로소 생존할 수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아침을 깨우는 햇살 한 줄기, 발등을 간지럽히는 바람, 이름 모를 풀꽃 하나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모든 조각은 창조주가 숨겨놓은 신비로운 암호와 같다.


투박한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서도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하나님나라다. 일상의 모든 순간 속에 깃든 그분의 신비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은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 아이의 마음처럼 설레는 일이다.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우리가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 훼손된 자연 너머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하나님의 경이로움은 다시금 우리에게 찬란한 빛을 비추어 줄 것이다. 그 신비의 정원을 걷는 걸음걸음마다 사랑과 감사의 향기가 가득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