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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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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ug 09. 2018

돌배개와 사다리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로 벧엘이다

많이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절반도 못 온 것 같다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선잠을 자던

벧엘의 아침처럼


하루하루가 어떤 염려와

미래에 대한 알수 없는 불안이 찾아온다


나는 잘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잘 걷고 있는 걸까?


의심많은 도마와 같이 항상

뒤안길을 돌아보면서


두리번 거리기도 하고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미약하게 된다




심성이 약해서 그런것도 있고

애초에 초월적 사고가 팽배한 집안 환경도 있고


어찌되었든 나는 신의 존재

인간 이외에 인격을 가진 존재에 대해서


열어두고 살았던 것 같다

문제는 그 신의 인격성이 믿을만 한가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을

신의 인격성을 확인하면서 드리는 기도가


언제가부터 응답받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인격체라는 것 자체가

살아 있음을 의미하고


동시에 살아 있다면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


근본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을 재껴버린

종교로서 기독교는 더 이상 기반이 없어진 것도 같다


구시대의 산물처럼

자본주의를 그대로 본 떠 만든 형식과 성공주의


그리고 그 안에서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구원론과 편협한 세상을 보는 관점.


어쩌면 나는 거기에서 벗어난 노마드라서

멋진외모나 뛰어난 재능 혹은 부유한 자산이 없어서.


이런 고민들과 아웃사이더가 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건 그런 종교에서는


신은 항상 비인격적이고

비상식적이고 무엇인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





야곱은 에서의 장자권을 훔쳐서

도망가는 길이었다


항상 약삭빠르고 의심많은 야곱은

자신의 형에게서 뺏은 장자권 때문에


평생을 불안과 초조로 살게 된다

그게 축복이었던 것일까? 그에게?


그리고 벧엘이라는 곳에서 돌배개를 베고

잠이 들다가 환상을 보게 된다


사다리가 하늘로 뻗어져 나오고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


해석의 여지는 자유롭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임마누엘이다


벧엘에서도 자기는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 그 자리에서 자기를 보고 있고


또한 함께 걷겠다는 어떤 믿음에서

야곱은 어느정도의 안심을 하고 또 새로운 길을 간다


이사야서에서 보면 야곱을 지렁이로 표현하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야곱은 이스라엘로 표현된다


물론 나중에는 이름도 이스라엘로 바뀐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이스라엘이 된다





오늘 나는 벧엘에 잠들었던

돌배개를 베고 일어난 야곱과 같다


혼자 힘으로 안간힘을 써 봤지만

제대로 되는 게 없고


불안하고 염려가 되어서 여러가지를

고민해봤지만 마음은 더 쪼그라든다


내 안에 세계를 넓히고 풍성히 하려 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럴 때 나의 머리위로 사다리에서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는 것을 본다


지금 내가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고

그 하나님이 인격적이며


사랑으로 나에게 손을 건낸다는 것을

온 인격이, 온 몸이 느끼는 순간.


나는 다시 또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다시 오늘의 여정에 집중하며


무모한 것도 같지만

내면의 초월을 계속 경험하면서


미래에 주어질 아름답고 선한

무엇인가 선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진실한 기도를 드린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벧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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