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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Oct 11. 2018

이론과 빈곤

내가 너무 이론을 맹신하고 있었던 걸까?

사람은 문제를 인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찾기 마련이다


그럼 대부분 찾게 되는 것은 활동할 수 있는 툴킷

그것이 기반하고 있는 어떤 경험들과 인식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이론을 찾게 된다

거대한 이론에 기대는 것은 매우 편하다


많은 이들이 그래서 '이론의 풍요'가 되어 간다

누가 이랬다, 이 학자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을 정지하고 있는가?


움직이는 것들이 정지한 것들을 운동시키는가?

아니면 정지된 것들이 움직이는 것들을 정지시는가?


이런 고민들은 체제와 운동의 양면성을 고민하던

청년헤겔 좌파와 우파의 고민이었다


마르크스는 청년좌파의 입장에서 계속해서

세상은 움직이고 역동적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정지해 있는 것들을 부수어버리는

유물론적 변증법은 계속해서 운동을 만들고


정지해있던 것들이 운동력을 가지면서

역사가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여기서 운동과 체제를 고민한다

이론의 빈곤의 상황에 처했다는 생각 때문에.


시대는 변하고 상황은 바뀌어가는데

사람들은 이전의 이론에 기대고 있다


푸코, 데리다, 들뢰즈, 함석헌

모두가 다 거인들이다


그런데 그 거인들이 지금 살아 있지는 않은데?

그럼 어떻게 할것인가? 환타지처럼 소환해야 하는가? 




이론을 만들어보겠다가 나섰다가

많은 이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받고 있다


거인들과 견주어 볼 때 공신력과 합리성

적용가능성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그래서 '이론의 빈곤'을 인식하지 않고

'이론의 풍요'의 상황에서는 더 공부한 사람이


혹은 더 좋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이기게 되는 구조로 되어 버리고 있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해요?"라는 말은

왜 나는 책임전가처럼 들리는 것일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는 말이

나와 그 어떤 위대한 사람은 다르다는 말처럼 들린다


우리가 못한다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우리의 인생을 살아줄 것인가?


그렇다고 내가 만들 어설푼?이론이 다른이에게

똑같이 적용되겠는가? 그도 자신의 이론을 만들겠지?


운동하고 있는 인간의 시간과 사상은

계속해서 자유를 찾아다니면서


그 당시의 상황과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길을 찾아가지 않을까?




가끔, 아니 많이 주저하게 된다

지식사회가 발전할 수록 새로운 것들이 없어지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있는 것들이 누군가의 이론에

기대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그건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인

헤겔우파의 입장일테다.


그러나 어떤 이론이 버전을 업시키면서 계속해서

현실속에서 만들어간다면?


요즘들어 자신도 하지 않고

남도 못하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우리가 어떻게 해요?라는 사람에게는

그러니 너도 못해'라는 가정을 발견한다


답답하지만 그래서 나는 박사학위를 따고

입증해버리겠어!라고 대답하는 대신.




다시 '바보되기'로 돌입한다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정말 그것이 맞을까? 내가 무엇을 놓쳤을까?

내면에 쌓여 있는 바벨의 흙무더기들이 무덤이 된다


영혼의 무덤에서 부활하는 그들을 본다

나는 다시 바보가 되어서 어떤 이들의 동조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서는 사부작사부작

나의 길을 가고 있다, 바보같이 자신의 철학으로.


조금은 두렵지만 머 그 두려움은

인정받을려는 '인정투쟁'이라면 그냥 


'바보'에서 시작해서 '바보'로 끝나기로 하고

대신에 '진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리라!한다.


대부분의 변명처럼 들리는 말들 때문에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마찬가지로 나도 어떤이들의 도전에

그들의 수고와 노력에 '평가절하'하기 전에


다시 바보가 되어서 '와 좋다!'라고 받아보는

천진난만함도 회복되기를 작은 여유의 시간에


창문 밖에 쌓여져 가는 낙엽들을 바라보면서

되뇌이고 돌이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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