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예술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민네이션 Feb 16. 2019

희망과 우울

마음 속에서 한 편의 시를 꺼내어

허물어진 대지 위에

누가 새로운 성을 지을 것인가


모두가 포기했다고 하는

탈진의 공간 속에서


누군가 새로운 시간을

창조해낼 것인가


대지가 울고 있고

은하수가 빛을 바래 버린 밤


한 없이 쏟아지는 울음과

한탄섞인 흐느낌으로 하루를 접어낸다


나는 무엇인가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이 무엇으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

사랑이 그 답이라면 왜 이렇게 찾아보기 힘든가?


두리번 거기를 수백번

아무도 그 길을 가지 않는 것 같다


진보와 빈곤을 연신 외쳐 보지만

빈곤의 다른 편에도 빈곤이 존재해 버린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면

지금이 처음이 되도록 만들어야지!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어야지!


오늘 지고 내일 다시 피는 들꽃이 되어

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가지기를.


오늘 잡은 두 손처럼

내일도 붙잡고 달려야지


어제 떴던 태양이

내일을 향해서 지고 나면


밤에는 다시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

은하수들의 천지가 되겠지




나는 최후의 인간처럼

아무도 기대하지 않을 미래를


혼자 조용히 마음 속에서 꺼내서

두들겨보고 흔들어 본다


물 속에서 숨이 멎어 버린 것 같이

희망하기를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의 잡은 손은


우리가 가는 길이 꼭 힘들게만

느껴지게는 안 할 것이다


함께 걸어가는 길

마주치는 두 눈을 바라보고


서로의 따스한 체온으로

내일을 기대해보자


무한정 떨어지는 나락 속에서

긍정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중간을 짚어서

다시 뛰어 올라보자


꺼져가는 우울증의 한 자락

나는 한 편의 시를 마음 속에서 꺼낸다




그 누군가를 위한 것도 아닌

바로 나를 위한 한 편의 시를

매거진의 이전글 어른과 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