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서재를 운주당이라고 한다
함께 전략을 짜던 참모실이면서 서재였다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면서
계책을 논하기도 하고 정보를 교류했다
400년 전에도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다
운주당에서 공유된 정보들이
현장과 상황에 맞는 전략들로 바뀌고
결국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가장 기본적인 밑거름이 되었다
말의 품격은 하나의 수사법이 아니다
말의 품격은 삶에서 나온다
그 삶은 가장 처음은 삶을
스스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서.
삶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로
향하여서 타자로서 자기 자신에까지 이른다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해석을 남에게 맡긴다
그리고 남의 말을 빌려와서
자신의 말처럼 살아간다
그런데 품격은 빌려오지 못한다
말의 품격은 삶과 해석이 맞을 때만 나오기 때문에.
스스로를 생각하는 자기반성
그것을 우려내는 삶에서
삶의 품격은 말의 품격으로
이어진다
한 마디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파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마디를 하더라도 다른 이를
공감하며 마음을 여는 사람이 있다
명량에서 이순신의 승리는
결국 운주당에서의 정보공유에 있었다
물길이 몇 시에 바뀌며
언제 바람이 불고
어디에 암초가 있으며
상황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어부들이 대처하는가
운주당에 모여서 공부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승리를 모색했다
가끔 엘리트주의가 맞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레닌주의에까지 다다르게 된다
트로츠키나 레닌이나 마르크스까지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모델들을 만나면
다시 너무 멀리간 길을 돌이켜 온다
내게 들어온 말들을 다시 주워 담아서
품격들을 가다듬어 본다
이 시간 여기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말의 품격을 나눈다
그것은 내가 고민한 만큼
살아간 만큼, 해석한 만큼의 품격이다
나는 잘 살고 있나? 에서
나는 잘 이해하고 있나?를 넘어
나는 잘 반응하고, 공감하고 있나?
이런 고민들을 하는 내내
품격은 자신의 집을 짓고
맛있는 밥을 짓고 있다
더 아름다운 말을 하고 싶다
더 품격 있는 언어를 쓰고 싶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으며
내가 생각해도 좋은 해석으로
말의 품격으로 사람과 사귀고
사랑하고 연결되고 싶다
오랜만에 이런 감정이란
참 즐거운 저녁을 맞이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내 마음속에 운주당을 짓고
사람들과 마시고 놀며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나눔의 질문
1. 자신이 하는 말이 품격있다고 느낄때가 언제인가?
2. 주변에 품격있게 말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3. 말의 품격은 어디서부터 기원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