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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Jul 28. 2019

제국과 미래

문명을 돌아보기_더블린사람들' 경기가 끝난뒤

자신이 처한 환경에 준거집단을 두지 않고

미래에 자신이 가고 싶은 집단에 정체성을 둘때


인생은 불안해지고 지금 만나는 사람들은

시시해지게 된다


제국이 확산되던 시절

우리는 무엇인가 더 시스템을 가진 문명이


우리의 헛된 정체성과 부풀어버린 허영을

채워주리라고 꿈을 꾸었다


식민이 끝나가던 시절에도

국가가 개발되던 시기에도


우리는 외부의 것이 더 좋고

발달되어있으며 확실히 효과적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고 많은 이들은

1,2,3세대가 지나면서


제국적 문법을 잔뜩 내재화해서

마치 자신의 것인양 수입해냈다


지식인이라고 하는 문명의 아들들은

외국것이라면 비판적 수용을 거부하고는


무조건 맞는 것이고 빨리 수입해야한다는

실용주의 노선을 달렸다


그 결과 유기체로 구성된 우리의 일상을

12가지 항목으로 분류해서 사실과 가치로 나누거나


기본적 인간관을 상정하고서는 정신과 현상을 구분하고

정신분석이 만물의 해답인것 처럼 이야기했다


어떤 방향성도 없이 어떤 정신의 흐름도 없이

땅에서 만들어지는 식물과 다름없이 영혼을 다루기도하고


진리자체는 외부에 있기에 모든 것은

경험으로만 습득가능하다 했다


어떤이들은 예술과 문학으로 넘어가

다다이즘이니 초현실주의니 인상주의니 둘러대었다




세계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실용주의에 따라서 실증적인 것은 무조건 받아들였다


이따금 그 경제제도를 가지고 오면,

그렇게 협정을 맺어버리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졸개들로 치부해버리고는

우리가 살면서 만들어온 문화와 전통과 정신을


쓰레기통에 내다가 버렸다

제국의 문맥에서는 모두 쓸모없는 것이었기에.


스스로 주체도 아니고 주체가 되어야만 만들수 있는

제도, 법, 조직들은 제국의 이데올로기에서 태어나서


대부분의 사람들을 대중으로 만들었다

대중은 스스로를 만족하게 여겼고


이따금 대중들 안에서 폭동이 일어나거나

집단따돌림이나 지역감정도 휘둘려


누궁가를 끌어내리거나

어떤이들에게 돌을 던졌다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제국의 신장박동 소리는 점점 강력해져서


다음세대의 맥박에서 펄펄끊는 탐욕으로

솟구쳐올라고 시대의 아들들은


자신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보다

우리가 무엇을 얻을수 있을지에 휩쓸려 다녔다


그렇게 휩쓸리며 정부의 요직으로

국회의 수장으로 흘러들어간 나머지


모든 통제권과 결정권을 제국에 넘기고는

사람들로 부터 얻은 자신들의 재산에만 몰두했다




비단 한국적인 텍스트로만 이해할 수 없으리라

식민주의하에 제국을 경험한 대부분의 나라들에게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들은 여기서 벗어나기 힘들다

제국은 같은 방식으로 통치했음으로.


다른한편에서는 새로운 꽃이 피었으나

여전히 제국의 dna는 많은 이들의 핏속에 있다


자신들도 모르는 삶의 형식의 근본 프로세스에는

우월한 유전자에 욕망을 탑재할 수 있는


제국의 씨앗이 있었고

열심히 개인주의의 텃밭에서 잘 길러냈다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우리 안에 심겨진 것들이

장차 어떤 열매를 맺을것인지


돌아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제국을 실천하는 신민이리라




평생의 과제가 되리라

제국과 식민 사이에


황제와 대중사이를 갈라

전혀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이가 해석한 현실이 아니라

우리가 이어온 생각과 경험에서 자라난


온전한 내일을

맞이하기까지


과거와 미래사이에

바로 우리가 있다







 

< Table of Contents >


The Sisters

An Encounter

Araby

Eveline

경기 후에(After the Race)

Two Gallants

The Boarding House

A Little Cloud

Counterparts

Clay

A Painful Case

Ivy Day in the Committee Room

A Mother

Grace

The Dead




   지난번에 다룬 “하숙집” 에서는 더블린 시 사람들의 속물근성과 물질주의적인 모습을 통해 더블린 사회의 ‘마비’를 엿볼 수 있었다. 오늘은 《더블린 사람들》의 5번째 단편인 “경기가 끝난 뒤”를 소개한다.


   며칠 전에 친구와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 ‘암살’을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이 소설이 떠올랐다. 아일랜드의 역사는 한국의 역사와 꽤 비슷하다. 우리는 일본에게 36년간 식민지배를 받았고, 아일랜드는 무려 80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영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국어 사용을 금지한 것처럼 아일랜드 토착어인 게일어(Gaelic)를 말살했다. 또한, 한국이 광복을 맞게 되기까지 몸과 마음을 독립을 위해 바친 존경스러운 독립운동가분들이 있는 반면 오히려 일본에 협조해 편한 삶을 살아왔던 친일파들도 존재했다. 아일랜드 역시 식민통치 시기동안 독립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많은 친영파들이 존재했다. 소설은 변절한 민족주의자의 아들인 지미(Jimmy)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아일랜드의 심화되어 가는 식민지 상태와 정치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식민지’ 아일랜드의 모습에 집중하며 글을 읽어보자. 




1. 식민지 아일랜드


- 자동차 경주

   이야기는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아일랜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시작된다. 경기(Race)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1903년 아일랜드에서 실제 열렸던 ‘경주’를 의미함과 동시에 아일랜드 ‘민족’을 의미한다. 작가는 자신의 목소리로 이 경주를 평한다. “이 빈곤과 무력감의 길 사이로 대륙은 자신의 부와 근면함의 속도를 올렸다” 라고. 차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당시 ‘경주용 차’는 사치품이자 부의 상징이다. 아일랜드인들은 이 경주용 차들을 구경할 뿐, 경기에 참가하지는 못한다. 자동차 경주는 아일랜드의 빈곤한 상황과 다른 유럽대륙 국가들의 풍족함을 대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작가는 경기를 구경하는 아일랜드인들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작가는 경기를 구경하는 아일랜드 인들을 “감사하게 억압받는 자들”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식민지 상태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아일랜드인들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준다.


- 변절한 민족주의자

   지미의 아버지(Mr. Doyle)은 한때는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던 졸부이다. 그가 부자가 될 수 있던 이유는 변절하고 친영파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미의 아버지는 친영적인 사람들이 많은 킹스타운에서 도축업을 시작해서 돈을 벌기 시작한다. 일단 영국에 협조하기 시작하니 따내기 어려운 경찰 납품 계약도 쉽게 따내게 되고, 언론에서 주목하는 부자가 된다. 


- 가면을 쓴 더블린(Dublin)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은 식민지 상황 하에서 수도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런 더블린의 모습을 작가는 ‘수도의 가면(Mask)’을 썼다고 묘사한다. 

  

- 프랑스에 호의적인 아일랜드

   영국에 의해 식민지배를 받는 아일랜드인들은 영국의 라이벌이자 적인 프랑스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다. 자동차 경주에서 아일랜드인들은 프랑스인들의 자동차를 응원하고, 지미는 프랑스인인 세구엥(Segouin)에게 다른 친구들에게보다 잘 보이고 싶어한다. 




2. 주인공 ‘지미’

   

   부자 아버지를 둔 탓에 편한 삶을 사는 지미는 프랑스인인 세구엥을 비롯한 대륙인들과 어울린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는 (그도 아일랜드인이지만) 아일랜드를 “속된 세계”로 규정하고 멋진 대륙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자신의 세계를 신성하게 여긴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돈이 많다 해도, 그가 멋진 친구들과 어울린다 해도, 그의 아버지과 영국과 친하다고 해도 지미는 여전히 2등 국민인 식민지 국민이다. 친구들과 차를 타고 다니며 들떠있던 지미의 마음은 영국인 라우스(Routh)가 합류하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라우스가 합류한 자리에서 세구엥이 화제를 정치 쪽으로 몰고 가자 술에 취한 지미는 (아마) 영국과 아일랜드에 대한 얘기를 꺼내게 되고, 이는 영국인 라우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지미의 민족주의적 발언이 진정한 민족주의적 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지미가 자신이 부정하는 “속된 세계”를 벗어날 수는 없는 모양으로 보인다. 




3. 카드 게임

   

   자리를 옮겨 이어진 카드 게임에서, 영국인 라우스는 가장 많을 돈을 따는 반면 지미는 가장 많은 돈을 잃게 된다. 더 상류계층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지미의 시도는 결국 카드게임 후에 더 빚만 지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하지만 지미는 계속 돈을 잃어만 가는 카드게임에서도 발을 빼지 못한다. 지미는 날이 밝으면 분명히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당장 진행되는 게임이 즐겁다. 이런 지미의 모습은 작품 첫 부분의 “감사하게 억압받는” 아일랜드 구경꾼들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작가는 지미같은 아일랜드 상류층들의, 유럽 상류층에 속해보려는 과한 열망1)을 정확히 그려냄과 동시에 더블린 사람들이란 작품의 전체적인 모티프인 ‘마비’의 모습을 지미와 아일랜드 사람들을 통해 보여준다. 

https://www.artinsight.co.kr/m/page/view.php?no=18279#link_guide_netfu_64709_77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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